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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도 난다

Lakposhtha ham parvaz mikonand Turtles Can Fly

2004 프랑스,이란 15세이상관람가

드라마, 전쟁 상영시간 : 95분

개봉일 : 2005-04-21 누적관객 : 14,104명

감독 : 바흐만 고바디

출연 : 소란 이브라힘(위성) 아바즈 라티프(아그린) more

  • 씨네217.50
  • 네티즌8.71

세상을 등지고 하늘을 꿈꾸는 아이들...

이라크 국경지역의 쿠르디스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임박했다는 소문에 사담 후세인의 핍박을 피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들 중에는 어린이답지 않은 리더십과 조숙함으로 또래 아이들의 인정을 받으며 살아가는 위성이라는 소년과 전쟁 속에서 팔을 잃은 소년 헹고가 있다. 위성은 헹고의 여동생인 아그린을 보고 첫 눈에 사랑에 빠지나, 그녀는 전쟁 중 받은 상처로 늘 악몽에 시달리며 괴로워한다.

전쟁이 임박한 가운데 위성은 지뢰를 내다팔고 무기를 사두는 등,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나가면서 아그린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아그린은 그런 위성과 자기를 아껴주는 오빠 헹고, 그리고 불쌍한 아들인 리가가 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 중 군인들에게 겁탈당하고 아이까지 낳은 악몽 때문에 늘 자살을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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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4명참여)

  • 8
    이성욱외면하고픈 충동과 눈을 잡아끄는 마력이 공존하는 무서운 세계
  • 7
    박평식아이들 마음의 지뢰를 만지는 공포와 분노, 참혹함!
  • 6
    김은형화면에 펼쳐지는 직설어법이 모든 판단을 정지하게 만든다
  • 9
    황진미이라크인>쿠르드인>아이들>여성>장애아, 소수자 문학의 모든 것
제작 노트
About Kurd & Iraq

쿠르드족은 터키, 이라크, 이란에 걸친 쿠르디스탄 지역을 주요 거주지로 하고 있다. 쿠르만주, 키루다시라 불리는 쿠르드 고유어를 사용하는 등 독특한 민족적 특징과 언어적, 문화적 독자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이민족의 침략과 지배 속에서 살아왔다. 또한 수 차례에 걸친 독립운동과 자치 정부 수립 운동, 무력 항쟁 등으로 각국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팔레스타인인들과는 달리 주변 아랍국가들로부터도 그다지 동정을 얻지 못해 왔다.

미국 역시 우방인 터키 내 쿠르드 반군 세력은 테러집단으로 규정하여 진압을 지원하면서, 반대로 이라크 내 쿠르드 저항 세력은 옹호하는 등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는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 사이에서 골치 아픈 존재로 인식되어, 이해관계에 따라 수많은 고난을 겪어온 쿠르드족의 현실을 반영한다.
비록 이라크 내에서 자치정부 수립과 합법 정당의 의석 보유 등으로 새로운 길이 모색되고 있지만, 여전히 외세의 이익에 따라 존립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쿠르드인들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400만여 명의 이라크 쿠르드족은 대부분 이라크 북부 산악지역에 살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쿠르드인들과 마찬가지로 중앙정부의 혹독한 탄압과 박해를 받아왔다. 한 예로 1974년 이라크 정권이 석유가 풍부한 키르쿠크 지역에서 쿠르드족을 강제로 축출하려하자 쿠르드족은 무장봉기를 시도했지만 무자비하게 진압당했다.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에는 이란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쿠르드인들에 대한 후세인 정부의 본격적인 탄압이 시작된다. 당시 이라크군은 4천여 개의 쿠르드족 마을을 짓밟고 10만 명 이상을 학살했으며, 화학 무기인 사린 가스를 사용하여 한 번에 5천 명을 살해하기도 했다.

1991년 걸프전을 전후해서 미국은 후세인 제거를 위해서 쿠르드족의 무장봉기를 부추기고, 이에 대한 이라크 정권의 반발로 쿠르드 독립운동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 재개된다. 미국의 지원이 끊긴 상황 아래서 반군들은 대부분 진압되고, 250만의 난민이 발생한다. 물론 이를 계기로 미국은 비행금지구역을 정하고 난민들을 분산 거주시켰으나, 안전지대에 도착했다는 쿠르드족 역시 대부분 삶의 터전을 잃고 구호물자에 의지한 채 텐트만 겨우 남아 있는 난민 수용소에서 살게 된다.

사담 후세인 정권 하에서 거의 50만에 달하는 쿠르드족 양민이 학살을 당했고,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는 사람의 수만 18만 명이 넘는다. 이러한 연유로 쿠르드족은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의 지원세력이 되기도 하였다.
외부에 알려진 쿠르드족의 이미지는 게릴라나 무장투쟁 등을 벌이는 강경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무장 저항 세력은 소수이며, 민족적 차별과 편견으로 인해 수많은 고난을 겪어온 이들은 오히려 이 영화에서처럼 힘없고 약한 사람들일 것이다.

내 영화가 독재와 파시스트 체제에서 희생되어가는 세계의 모든 순수한 어린이들에게 바쳐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후, 3일 정도가 지나서 나는 [고향의 노래] 개봉 건으로 바그다드를 방문했다. 상징적인 의미로 본다면 강대국들이 이라크에 무기를 보내는 것처럼, 그 처참한 전쟁의 잔재가 남은 곳에 예술적인 기운을 불어넣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몇 주 동안 바그다드와 여러 도시에서 목격한 것들을 나는 작은 DV 카메라에 담아냈다. 그리고 이란으로 돌아와 며칠 정도 지난 후, 당시 나를 당혹스럽게 했던 지뢰밭들과 불구가 된 아이들, 갈 길 없이 헤메는 사람들, 전쟁이 다시 시작되는 것처럼 악화되어만 가는 상황 등을 영화에 담기 위해 이라크로 떠났다.
우리는 소수의 스텝들과 영화를 만들었다. 심지어 이라크에서 영화촬영 허가를 얻기까지 세 달이나 걸리기도 했다.
세계의 모든 TV 방송망에서 전쟁의 종결을 발표하자마자 나는 부시나 사담 후세인, 그 어떤 독재자들도 주인공이 아닌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세계의 모든 미디어에서 이미 주인공이 아닌가. 그러나 실제로 전쟁을 겪는 이라크 사람들은 단 한 장면도 비춰지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엑스트라였던 것이다.
내 영화에서는 부시와 사담 후세인이 조연이며, 이라크 사람들과 거리의 아이들이 주인공이 된다. 독재와 파시스트 체제에서 희생되어가는 세계의 모든 순수한 어린이들에게 내 영화가 바쳐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감독 인터뷰

Q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에서는 가난하고 비참한 아이들을 그렸고, 두 번째 작품 [고향의 노래]에서는 어른들의 세계를 다루었는데, 당신의 새 작품인 [거북이도 난다]는 다시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왜 그들을 또 이야기하고 싶었나?
A 처음부터 그럴 계획은 없었다. 애초엔 내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려 했으나, 이라크 전쟁이 끝난 직후 [고향의 노래] 개봉 관련해서 바그다드에 갔을 때 전쟁 속에서 그 누구도 돌봐주지 않는 어린이들이 살아가는 끔찍한 광경을 보았다. 특히 불구가 된 아이들을 보는 것은 더 괴로웠다.
그래서 전쟁에 반대하는 영화를 만들고자, 다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의 실상을 담아내려고 했다.

Q 영화에서 아이들은 지뢰를 캐내어 파는데, 쿠르디스탄에서는 지뢰가 얼마나 오랫동안, 왜 채굴되어 왔으며 누가 그것들을 가져가는가?
A 얼마나 오랫동안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어머니와 할머니는 지뢰 피해자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지뢰가 계속 심어지는 한, 쿠르디스탄은 여전히 위험지대며, 미국과 유럽의 무기 제조업자들은 사담 후세인 같은 독재자들에게 지뢰를 다시 팔곤 한다.
쿠르디스탄에서 지뢰가 없어지기까지는 꽤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매순간, 가난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지뢰 때문에 죽음을 당하고 불구자가 되고 있으며, 심지어 요즘에는 갓 태어난 신생아를 지뢰라고 부르는 가족들이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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