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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성희 미술감독이 묻고 RM이 답하다 ‘Closer‘ × ‘헤어질 결심’ 컬래버레이션
씨네21 취재팀 2023-03-02

두 작품 고유의 무드를 살려

류성희 <헤어질 결심>에 대한 애정을 여러 번 고백해왔다. 유독 이 영화에 매혹된 이유가 무엇인가.

RM <마침내, 박찬욱>이라는 책과 <알쓸인잡>에서도 언급했지만, 8회차 관람까지 온 지금 이 영화가 왜 좋은지 정확한 언어로 형용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팬이나 마니아란 그런 것이니까. 그냥 내가 해준(박해일)이 되고, 서래가 되고, 안개가 되고, 망원경과 핸드폰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구구절절 나열해보자면 적당한 불편함, 매혹적인 미장센들, 배우들의 연기, 안개라는 테마, 강요되지 않는 모든 것들일 것이다.

류성희 평소 미술에 대한 애정을 많이 보여줬다. 수많은 좋은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본 아티스트로서, <헤어질 결심>의 미술이나 시각적 이미지들을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RM 세트의 느낌, 영상의 색(마치 가수의 보컬 음색 같다), 사랑과 죽음을 향해가는 방식들. 핸드폰의 시점…. 특히 서래와 해준의 집 색감이 너무 좋았다. 시네필도 아닌 어느 팬의 감상이지만…. 시각적인 레벨로는 어느 한 경지에 도달한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 너무 좋았다.

류성희 138분 러닝타임의 영화와 3분30여초의 음악은 리듬과 호흡이 다르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RM 비주얼과 최대한 어울리기 위해(곡 느낌이 약간 만연체이기 때문에) 사운드를 좀더 로파이하게 변환했다. 몰아치는 전개와 가사 내러티브의 싱크를 맞추기 위해 극적인 드라마처럼 구성했다. 3분30초는 영화의 모든 안개를 담기엔 너무 짧으니까. 그리고 영화 무드에 비해 가사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스 보컬 전체를 걷어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각각의 작품이 벌어진 이후의 컬래버레이션이기 때문에, 두 작품 고유의 무드를 잘 지켜보고자 했다.

류성희 <헤어질 결심>과 작업할 곡으로 솔로 앨범 수록곡 <Closer>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보컬들과 감성을 쌓아가는 전개가 영화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데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인지.

RM <Change pt.2>와 <Closer> 사이에서 여러 번 장고했다. 영상 자체의 무드와는 더 습한 느낌이 드는 <Change pt.2>가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애초에 영화를 염두에 두고 작업한 곡이 아니기 때문에 내러티브 전체를 담을 수 있는 <Closer>가 맞는다고 결론 지었다. 가사 전체가 다른 세계의 해준과 서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운드는 좀 영하고 트렌디해서 안 맞는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가사와 영화의 스토리 전반을 이해하는 분들이라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Stay where you are”를 반복하는 부분은 우리 모두가 이루어지지 못한, 혹은 슬프게 매듭지어진 모든 사랑과 관계를 이해하고 납득해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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