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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이동제한 시대의 하우스 파티 BGM - 소피 터커 Sofi Tukker <House Arrest>

소피 터커의 진가를 알게 된 건 <HBO> 드라마 <뉴 포프> 덕분이었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TV시리즈 <영 포프>의 후속작인 <뉴 포프>의 타이틀 시퀀스에 소피 터커의 <Good Time Girl>이 쓰였는데 수녀들의 도발적인 춤에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노래를 듣는 순간, 그 불경스러운 멋이 날리는 강한 펀치에 머리가 띵해질 지경이었다. 소피 터커는 소피 홀리 웰드와 터커 핼펀으로 이루어진 혼성 일렉트로 팝 듀오다. 팝이라고 하기에는 90년대 하우스에 받은 영향이 크고, 노래가 들어간 트랙이 많지만 무대 위 그들에겐 DJ 부스가 필수다. 2016년에 발표한 데뷔 싱글 《Drinkee》와 2018년의 첫 정규앨범 《Treehouse》가 줄줄이 그래미어 워즈 후보에 올랐고 요즘 잘나가는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지금쯤 온갖 페스티벌에 나와 춤추는 관객의 심장박동수를 올리고 있어야 할 소피 터커에게도 2020년이 찾아왔고, 그리하여 이들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자가격리 중이다. 다만, 잘 노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잘 노는 법. 3월 어느 날, 소피 터커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일 오후 1시 자택에서 라이브 DJ 쇼를 방송하겠노라 선언한다. 그러기를 65일째, 올해 첫 음원을 발표했는데 그 제목이 무려 <House Arrest>(가택 구금)이다!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음악 매체에서는 “록다운앤섬”(이동제한 시대의 대표곡)이라는 등의 유쾌한 평을 내놓았다. 영국의 잘나가는 하우스 프로듀서인 고르곤 시티와 공동작업한 이 곡은 ‘이것은 가택 구금이야/ (집에서) 나가진 말되 가장 멋진 일요일의 옷을 차려입어’라는 노랫말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기에 유혹적인 멜로디와 울걱대는 베이스 비트가 결합되어 새벽 1시의 댄스플로어를 그립게 만든다. 집에서 ‘혼춤’을 추기에 손색이 없는 댄스 트랙 <House Arrest>. 매일매일 집에서 온라인 DJ 파티를 여는 소피 터커의 말을 기억하며 주말의 가택 구금 파티를 궁리해볼 참이다. “‘하우스 어레스트’(가택 구금)에 처해 있다고 해서 내 마음속의 클럽까지 못 가는 건 아니잖아요!”

PLAYLIST++

JARV IS... <House Music All Night Long>

90년대 브릿팝 밴드 펄프의 프런트맨, 자비스 코커. 그의 새 밴드인 JARV IS...의 두 번째 싱글 <House Music All Night Long>은 제목에서, 가사에서, 도입부에서, 후렴에서 80년대 댄스음악의 진부함이 쾌활하게 넘치는 곡이다. 자비스 코커는 이 곡을 통해 자신이 사랑했던 레이브의 시대에 구애를 보낸다.

키라라 <귀뚜라미>

전자음악가 키라라는 새 리믹스 음반 《KM2》를 통해 동료 음악가를 향한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애정을 드러낸다. 추천 트랙은 <귀뚜라미>로 ‘아마도이자람밴드’ 의 2019년 앨범《Face》에 수록된 동명의 노래를 리믹스한 곡이다. 귀뚜라미 소리가 시끄러워 잠은 못 자더라도 <귀뚜라미> 노래를 들으며 밤새 춤은 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