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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하나는 똑소리 나는 영화 <존 윅: 리로드>
정지혜 2017-02-22

킬러들의 세계에서 은퇴한 전설의 킬러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 돌아왔다. 옛 동료 산티노와 맺은 피의 맹세(‘표식을 남겼다’고 표현한다) 때문에 그의 청(사실상의 협박)을 들어줘야 한다. 표식을 빚진 자는 선택권이 없다. 어느새 국제 암살단 연합의 최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산티노는 존 윅을 노린다. 이유? 따질 것 없다. 누구나 가장 두려워하는 자, 존 윅이 그 이유다.

전편에서는 죽은 아내의 마지막 선물인 강아지를 잃으면서 존 윅의 응징이 시작됐지만, 이번엔 보다 거대한 조직의 이권 쟁탈에 휘말리며 복수심에 불이 붙는다. 그러다보니 존 윅의 활동 반경은 뉴욕시와 로마를 오가며 보다 넓어졌고 액션 분량도 훨씬 많아졌다. 주짓수, 유도, 사격 등으로 단련한 키아누 리브스는 쿵후와 총격 신이 결합한 액션에 최적화됐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간결함 속에 박력이 넘친다. 근거리 공격이 빛나는 대표적인 장면이 지하철 안에서의 싸움이다. 존 윅과 적수는 한참 전에 서로를 알아보지만 곧바로 공격하지 않고 서로의 거리를 좁혀간다. 동양 무술의 겨루기와 기와 수의 싸움이다. 인간적 고뇌의 드라마보다는 액션 대 액션, 그 연속이 만드는 팽팽한 긴장이 영화의 묘미다.

시리즈의 시그니처들은 여전하다. 존 윅이 끔찍히 아끼던 머스탱 보스 429 69년식은 카체이싱 끝에 너덜너덜해져 수리에 들어갔으니 어떻게든 재가동될 날이 올 거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1편의 끝에서 존 윅이 동물병원에서 데리고 나온 주인도, 이름도 모르는 강아지는 어느덧 존 윅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그의 유일한 동무가 됐다. 소도(蘇塗)와도 같은 콘티넨털 호텔의 존재는 시종 긴박하게 흘러가는 영화에 일종의 숨표가 돼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 죽이지 못해 치받던 이들이 호텔 안으로만 들어가면 쥐죽은 듯 조용해지니 절로 웃음이 새어나온다. <매트릭스>(1999), <닌자 어쌔신>(2009), <아이언맨2>(2010), <더 울버린>(2013) 등 다수의 영화에서 스턴트 배우로 활약해온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연출작인 만큼 액션 하나는 똑소리 난다. 3편을 향한 포석은 이만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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