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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타일 없이 겉멋만 남은 나이키 광고 모음집 '더 노비스'
이우빈 2022-05-25

알렉스(이저벨 퍼먼)는 늘 최고이길 갈망한다. 대통령 장학생에 선정될 정도의 수재이면서도 시험 시간 끝까지 남아 답을 세번 넘게 확인하고, 가장 약한 물리학 과목에 통달하기 위해 물리학과를 선택하기도 한다. 대학생이 되어 새로 시작한 조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동료와 선배들을 제치고 대표팀 1군에 들어가려 한다. 그 과정은 가혹하다. 학업을 병행하며 고된 훈련을 소화하는 것도 모자라 다른 선수들이 쉴 시간에도 혼자 연습에 매진한다. 손엔 동전만 한 고름이 잡히고, 최고가 되지 못했단 자책에 자신을 해하기도 한다. 그녀를 믿어주던 연인 대니(딜론)와 갈라설 위기에까지 처한다. 1군 입성이란 목표가 눈앞에 닥치자 최고를 향한 그녀의 집착이 도를 넘는다.

물의 흐름과 몸의 리듬을 맞추는 테크닉이 조정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데, 정작 <더 노비스>의 테크닉은 절뚝이기만 한다. 인물들의 감정선부터가 그렇다. 알렉스가 항상 최고의 위치를 원하게 된 내외적 동기나 감정적 전사가 한참 모자라기에 그녀는 살아 있는 인물보단 극적 장치의 부품으로만 작동한다. 어머니, 연인 대니, 라이벌 제이미(에이미 포사이스), 에드워즈 코치(조너선 체리) 등 주변 인물도 알렉스의 욕망을 저지하는 기능적 장애물로만 희생된다. 주요 소재인 조정 역시 경쟁을 위한 도구 및 승부욕의 대상으로만 소모된다. 즉 영화의 모든 요소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 재현, 감정의 증폭을 위해 어긋난 톱니 조각으로 쓰이고 있단 감상이다. 그렇기에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할애한 ‘멋들어져 보이는’ 고속 촬영과 점프 컷의 향연, 쉴 틈 없는 초점 이동과 카메라워크, 툭툭 튀는 음악의 과잉된 스타일은 마치 스포츠용품 광고들의 유기성 없는 짜깁기 정도로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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