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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 겨울, 나는', 스물 아홉, 어느 슬픈 겨울
오진우(평론가) 2022-11-30

29살 동갑내기 커플 경학(권다함)과 혜진(권소현)은 동거 중이다. 정확히는 경학이 혜진의 집에 얹혀산다. 경학은 경찰 공무원 준비생이고 혜진은 3년간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그만두고 이제는 취업 준비생이다. 어느 날 경학에게 한통의 전화가 온다. 어머니가 자신의 이름으로 대출받은 게 있어 돈을 당장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학은 돈을 갚기 위해 배달을 시작한다. 그 와중에 혜진은 한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된다. 둘은 점차 생활 패턴이 어긋나며 자주 다투게 된다. 애초의 계획과 달리 경학은 힘든 배달 일로 시험 준비에 소홀해지고 혜진은 그 모습을 보면서 지쳐가기 시작한다.

<그 겨울, 나는>은 추운 겨울에 느닷없이 들이닥친 일들로 점점 멀어져가는 한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 멜로드라마다. 영화의 내용과 비슷한 유튜브 콘텐츠가 즐비하다. 그로 인해 영화가 상투적으로 다가오는 감도 없지 않지만 이 영화의 강점은 계절과 시간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겨울의 찬 공기, 돌아선 마음, 냉정한 사회 등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은 제목처럼 차갑다. 특히 이러한 차가운 현실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배우 권다함의 연기가 돋보인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변화하는 그의 얼굴과 몸짓에 주목해보자. 아이러니하게 영화는 주인공 커플이 아닌 혜진과 그녀의 직장 상사인 남 차장(이한주)을 통해 로맨틱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둘은 일본어로 잠시 대화를 나누는데 굳이 자막을 달지 않는다. 관객은 소외되지만, 그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총 3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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