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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트윈’, 독창적인 발상은 없지만 기본은 한다
이유채 2023-02-08

레이첼(테리사 파머)과 앤서니(스티븐 크리) 부부에게 더는 두개의 아이 침대는 필요치 않게 됐다. 쌍둥이 아들 중 첫째 네이트를 교통사고로 잃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회복을 위해 둘째 엘리엇(트리스탄 루게리)과 함께 앤서니의 고향인 핀란드의 외딴 마을로 이사한다. 이웃과 꺼림칙한 환영 파티를 치른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레이첼은 엘리엇으로부터 자신이 실은 네이트라는 말을 듣는다.

귀신 들린 아이를 모티브로 한 <트윈>은 악마와 저주, 집단의식 같은 오컬트 무비의 기본 재료를 깔끔한 연출로 담아낸 세련된 영화다. 주요 공간인 낡은 저택의 실내 곳곳을 뱀처럼 기어 다니는 카메라워크와 살을 에는 추위가 스며든 상징적인 풍경 숏들이 으스스한 느낌을 작품 전반에 부여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음산한 대지와 가족과 이웃의 무표정한 얼굴을 오래도록 지켜보는 긴 숏이 긴장감을 준다. 중반에 조력자의 친절한 설명으로 마을과 아이에 관한 핵심적인 미스터리가 쉽게 풀려 일찌감치 맥이 빠지나, 결말에서 다른 반전으로 재기를 노린다. 무엇보다 남은 아이마저 잃을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는 엄마의 심리에 집중하는, 무섭기보다 아픈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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