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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라스트 버스’, 어떤 슬픔은 잊히는 법을 모른다는 듯 우리를 움직인다
이자연 2023-02-08

아내 메리(필리스 로건)가 세상을 떠난 얼마 뒤 톰(티머시 스폴)은 자신의 고향이자 메리와의 추억이 깃든 곳으로 향한다. 현재 그가 사는 곳은 영국 최북단에 위치한 존오그로츠. 남서쪽 끝인 랜즈엔드까지 오로지 버스로만 이동할 계획이다.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만이 끝에서 끝을 연결하는 이 여정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폐암, 간암, 신장암 등 그의 신체를 독식한 질병이 시간을 재촉하고, 노인 탑승자를 위협하는 행인이나 더이상 무료가 아닌 탑승권은 메리와의 약속 이행을 힘들게 한다. 하지만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이 SNS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알리면서 어느덧 #버스영웅이 된 그는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 속에 국토종단을 마치게 된다.

영화가 조명하는 영국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은 톰의 로드무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시시각각 변하는 매서운 날씨 속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을 통해 잔잔한 희망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어느 기점부터 무조건적인 행운과 자비가 이어질 때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가 허용한 다정함 속에 용인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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