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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샤잠! 신들의 분노’, 매력 없는 영웅과 줏대 없는 빌런. 누가 죄인인가
김철홍(평론가) 2023-03-17

빌리(애셔 에인절/재커리 리바이)는 <샤잠!>에서 우연한 계기로 슈퍼맨과 대등한 초능력을 얻은 10대 소년이다. 전편에서 심각한 일들을 겪었음에도 빌리는 아직 스스로의 매력에 심취해 있다. 그래서 매일 초능력을 나눠 가진 다섯명의 친구들과 함께 ‘샤잠!’이라는 주문을 외쳐 어른의 몸을 가진 영웅으로 변신한 뒤 위기에 처한 시민들을 구한다. 그러곤 미디어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그들의 일과다. 그런 빌리와 친구들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감히 신의 힘을 훔쳐간 인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틀라스의 딸들이 벌을 내리기 위해 인간 세계로 내려온 것이다. 강력한 신체 능력을 지녔으나 정신은 아직 청소년에 불과한 샤잠들은 분노한 신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이에 과거 빌리에게 능력을 전수했던 마법사(자이먼 운수)가 샤잠과 합류해 상황을 수습하기에 나선다.

<샤잠! 신들의 분노>는 DC 확장 유니버스 <샤잠!>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로, 다비드 F. 산드베리 감독이 이전 시리즈에 이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았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코믹스러운 분위기가 영화 전반을 채우고 있으며, DC의 ‘저스티스 리그’와 연계되는 부분 역시 많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샤잠! 신들의 분노>는 그 무엇보다 주인공의 매력에 많은 것이 달려 있는 영화지만 이번 작품에서 샤잠은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히어로들과는 다른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세 자매 빌런으로 출연한 오스카 수상자 헬렌 미렌과 <킬빌>의 루시 류, 그리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통해 눈부신 데뷔를 한 레이첼 지글러의 존재감은 빛나지만, 작중에서 반복되는 의아한 행동들이 배우들의 매력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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