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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틸’, 엄마의 손으로만 오직 가능한 증언
오진우(평론가) 2023-03-22

1955년 시카고에 사는 에밋(제일린 홀)은 미국 남부 미시시피에 사는 사촌들을 만나러 갈 생각에 들떠 있다. 엄마 메이미(대니엘 데드와일러)는 하나뿐인 아들이 걱정이다. 엄마는 아들에게 백인을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한다. 미시시피에 도착한 에밋은 목화밭에서 사촌들의 일을 돕고 이후에 한 식료품점에 들른다. 에밋은 계산할 때 가게 주인인 캐롤린(헤일리 베넷)에게 말을 건넨다. 악의 없는 그의 언사에 분노한 캐롤린은 황급히 총을 찾으러 나서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도망친다. 며칠 뒤 캐롤린의 남편 일당이 에밋이 묵고 있는 고모네로 쳐들어와 에밋을 납치해간다.

<>은 1955년 백인 남성 2명이 14살 흑인 소년을 린치해 살해한 ‘에밋 틸 피살 사건’을 기반으로 한 실화 영화다. 68년 전에 발생한 이 사건은 여전히 미국 내의 인종차별 문제를 상기시켜며 큰 울림을 준다. 영화는 실화를 충실히 옮기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또한 개인의 죽음이 어떻게 공론화되고 사회적 문제로 바뀌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그 중심에 엄마 메이미가 있다. 그녀는 싸늘한 주검이 돼 시카고로 돌아온 아들을 어루만지며 무언가를 결심한다. 그것은 ‘열린 관 장례’다. 백인들이 저지른 만행의 증거로서 에밋의 얼굴이 세상에 공개되고 메이미는 여론을 조성한다. 한 아이의 엄마에서 흑인 인권 운동가로 변모하는 메이미를 연기한 대니엘 데드와일러에 주목해보자. <>은 지난 2월16일 백악관에서 상영했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상영 전 인종차별에 대해 침묵하면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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