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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루 서멀, 같은 하늘을 보고 싶어', 영원히 잊지 못할 첫 만남의 순간들
김철홍(평론가) 2023-03-29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홀로 도쿄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한 츠루타마(홋타 마유). 대망의 입학 첫날을 맞이한 츠루타마는 심장이 뛰는 사랑을 꿈꾸며 동아리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시작은 테니스 동아리다. 멋진(?) 동아리 선배와 테니스 랠리를 주고받으며 츠루타마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그런데 그때 츠루타마가 친 공이 펜스를 넘어가 항공부 동아리의 무동력 글라이더를 파손시켜 거액의 수리비를 변상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제 자신의 호시절이 끝났다며 낙담하고 있던 츠루타마는 항공부 주장 쿠라모치 준(시마자키 노부나가)으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글라이더 비행 대회 우승 상금으로 수리비를 갚으라는 것이다. 마침 체험 삼아 탑승해본 글라이더의 감각이 나쁘지 않았던 츠루타마는 합숙 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된다.

<블루 서멀, 같은 하늘을 보고 싶어>는 오자와 가나의 <블루 서멀: 아오나기 대학 체육회 항공부>를 원작으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영화다. ‘서멀’(thermal)은 상승 기류를 뜻하는 말로, 동력 없이 오직 기류를 활용해 글라이더를 운행해야 하는 파일럿의 입장에선 반드시 필요한 무언가다. 극 중에선 주장 쿠라모치의 언급을 통해 ‘블루 서멀’이 등장하는데, 그 순간은 분명 첫 비행을 경험하고 있는 츠루타마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도 글라이딩에 대한 특별한 감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생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좋아하는 대상들과의 첫 만남의 순간들, 그리고 홀로 서기를 시작하는 시절의 싱그러움과 혼란함이 낯설지 않은 그림체를 통해 구현된 영화다. 극을 이끌어가는 특별한 동력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적당한 고도의 여운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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