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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오토봇, 비스트, 인류는 어떻게 공존하는가,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안현진(LA 통신원) 2023-05-23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오랜 정체성이자 상징인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를 비롯하여 화려한 분신 기술을 선보이는 미라지, 속도 높은 콤비 플레이를 자랑하는 알씨와 휠잭 등 확장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오토봇 군단의 빠르고 역동적인 질주는 러닝타임을 압도하며 쾌감을 높이고, 지금껏 볼 수 없었던 강력한 빌런의 등장으로 스토리는 탄력을 얻는다. 신작이 안정적으로 착지할 활로를 찾기 위해 함께한 로렌초 디보나벤투라 프로듀서(왼쪽)와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감독(오른쪽)을 화상으로 만났다.

-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에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감독이 새롭게 합류했다. 전작과 달리 어떤 점을 기대할 수 있나.

로렌초 디보나벤투라 새로운 감독의 관점이 담겨 있다.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감독은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오랜 시간 알아온 만큼 작품에 대한 이해가 깊다. 실제로 어려서부터 TV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 비스트 워>를 보고 자랐고 오랫동안 좋아해왔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전작과 달리 인간 캐릭터부터 로봇까지 각자의 감정을 보여줄 예정이라 미묘한 변화를 예리하게 포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스티븐이 제격이었다.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크리드2>를 막 마친 뒤 파라마운트 관계자와의 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때 한창 각본 작업 중이던 <트랜스포머>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오랫동안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 작업자들에게 나의 팬심을 보여줬던 터라, 적극적으로 연출 방향을 이야기했다. 타이밍이 좋았다. 운 좋게도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각본 작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프로젝트에 탑승할 수 있었다.

- 감독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든 고민은 무엇이었나.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와 캐릭터다. 이 프랜차이즈의 특징은 액션이 많고 규모가 크다는 점인데, 사실 그것보다는 옵티머스 프라임과 새로운 이야기를 어떻게 연결할지가 가장 고민이었다. 그래서 스토리 구상에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트랜스포머>라는 정해진 틀 안에 맞추려 하기보다 관객과 자연스레 연결하고 싶었다.

- 로봇의 감정을 언급했는데, 일본에서 진행한 한 인터뷰에서 “트랜스포머간의 러브 스토리”라는 말로 암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좀더 설명해준다면.

로렌초 디보나벤투라 러브 스토리는 아니다. 이번 영화에서 옵티머스 프라임은 캐릭터로서 변화를 겪는다. 인간과 로봇이 동시에 성장한다고 해야 할까. 그 과정을 지켜보는 만족감이 클 것이다. 여태껏 로봇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일정한 캐릭터로 존재했다면 이번엔 다르다.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옵티머스 프라임은 고결한 캐릭터다. 그런데 그의 성품이 지금과 다르다면 어때 보일까? 이 질문에서 상상을 시작했다. 이제 막 지구에 도착해서 사이버 트론에 대한 애정은 있지만 지구와 인류에 관해서는 무감한 옵티머스 프라임이 우연히 노아(앤서니 라모스)를 만난다. 노아는 옵티머스 프라임과 유사한 성향을 지녔다. 자기 가족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로렌초가 말한 러브 스토리는 연애 감정에 한정되지 않는, 더 큰 의미의 사랑이다. 어쩌면 이민자들의 이야기일지 모른다. 오토봇, 비스트, 인류가 어떻게 공존하는지 볼 수 있다.

- 배우 앤서니 라모스와 도미니크 피시백이 주연을 맡았다. 첫편에 출연했던 샤이아 러버프메건 폭스와 비교하면 16년 사이에 할리우드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다는 게 실감난다.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처음 파라마운트와 제작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때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캐스팅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 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동시에 라티노다. 앤서니와 도미니크를 보면 나와 내 가족, 내 친구들이 보인다. 현실의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영화에서 보고 싶었다. 둘은 훌륭한 배우다. 하지만 수많은 라티노 배우 중 200억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본 배우가 몇명이나 될지 생각해보면 손에 꼽힐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트렌드로 보여지는 지금 너무 기쁘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로렌초 디보나벤투라 첫편의 샤이아를 떠올리면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성격이 연상된다. 앤서니는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고 공감 능력도 뛰어나다. 샤이아와 앤서니는 분명 다르지만, 영화 속 주인공으로서 두 사람은 관객의 응원과 지지를 받는 공통점이 있다.

- 마추픽추와 뉴욕을 오가며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고.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마추픽추는 이번 작품의 첫 번째 촬영지였다. 워낙 고지대라서 차를 타고 한참을 올라가야 했는데, 도착해보니 촬영팀이 이미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언제 티셔츠를 만들었냐고 물으니, 만든 게 아니라 그 앞에서 파는 걸 샀다고 했다(웃음). 옵티머스 프라임과 오토봇이 마추픽추를 배경으로 그려진 디자인이 멋져서 나도 몇장 샀다. 페루는 아름다운 풍경과 풍요로운 문화가 만나는 놀라운 곳이다. 영화의 촬영을 위해 마추픽추, 쿠스코, 테라페루의 문을 선뜻 열어준 너그러운 곳이기도 하다.

-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가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지닌 향수 때문 아닐까. 첫편을 떠올리면 그 당시의 여러 기억도 함께 떠오른다. 아마 관객도 나와 비슷할 것 같다. 그 중심에는 옵티머스 프라임이 있다. 옵티머스 프라임은 이 시리즈의 중요한 페르소나이자 정체성이다. 인간 주인공은 아니지만 언제나 이야기의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거대한 컨셉의 영화 안에 구심점이 되는 캐릭터가 팬들로 하여금 기대하고 기다리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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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