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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미국작가조합 파업, 한국 콘텐츠 업계에 미칠 영향은

할리우드 영화·방송 프로그램 작가 1만1500명이 소속된 미국작가조합(WGA)이 2007~8년 3개월간 이어진 파업 이후 15년 만에 파업을 선언했다. WGA 소속 작가들은 “계약이 없으면 콘텐츠도 없다”는 팻말을 듣고 뉴욕 NBC, 캘리포니아 버뱅크 스튜디오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이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재 WGA 협상위원회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 산하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NBC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소니 등과 기존 협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 6주간 벌인 임금 교섭이 전날 최종 결렬되면서 파업을 선언했다. 이들은 OTT 서비스 경쟁으로 인해 콘텐츠 붐은 일어났지만 노동환경은 악화되었다고 주장한다. TV시리즈가 시즌제로 진행되던 시절에는 시즌당 20~24편의 에피소드가 제작되고 봄, 가을 등 정확한 시점에 오픈됐다. 지금은 콘텐츠 제작 시점이 다양해졌고 편수는 줄었으나 창작의 고통은 여전하다. 또한 플랫폼간 경쟁으로 6개월 간격으로 제작되던 시리즈의 길이는 더 짧아졌다. 과거 TV 방영을 위해 제작된 드라마는 먼저 본방송이 나가고 신디케이션이라는 케이블 채널에서 재방송된 후 DVD, 블루레이 판매까지 이어지는 2차 판권 시장이 두터웠다. 그에 따른 지속적인 수익이 작가들에게도 분배됐다. 2008년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면서 OTT 판권이라는 추가 수익 모델까지 발굴됐는데, OTT가 직접 오리지널을 제작하면서 앞서 설명한 모든 루트가 사라진 것이다. 요컨대 노동강도가 커진 반면 작품 재판매 수익을 지급하는 ‘재상영분배금’은 줄어든 것인데, WGA는 분배금이 준 만큼 임금 인상과 함께 제작사측이 일정 기간 작가 고용 규모를 유지하며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OTT 오리지널 시리즈가 늘어나고 제작비가 올라가면서 작가들의 주 수입처였던 TV시리즈는 경쟁에 밀려 제작 편수를 줄이고 있었다. 그나마 토크 프로그램들이 명맥을 유지했는데 이번 파업으로 TV는 더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미국 내 제작이 막히면서 글로벌 OTT 중 한국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투자하겠다던 넷플릭스의 혜안은 효과를 더 발휘하게 됐다. 가을 시즌에 릴리즈하려던 기대작 또한 한국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 파업은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까. 한국 콘텐츠 업계에서도 주목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