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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과시와 자기 연민 사이에서 갈팡질팡
소은성 2023-09-06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는 한때 독립영화 안에서 어떤 흐름을 이루기도 했던 ‘잉여’의 자리에 ‘덕질’의 요소가 가미된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연출자이기도 한 권하정, 김아현과 함께 구은하까지, 세 사람은 대학 졸업 후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아직 무명이었던 가수 이승윤의 음악을 알게 된다. 그의 음악에서 위로를 받은 세 사람은 이승윤에게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싶다고 제안한다. 우선 그의 노래 <무명성 지구인>으로 만든, 조악하지만 정성을 들인 작은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함께 전달한 그들의 제안을 이승윤은 받아들이고, 세 사람은 그의 미발표 신곡인 <영웅 수집가>의 뮤직비디오 제작에 돌입한다. 뮤직비디오는 처음이라는 그들에게 얼마간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덕질’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에 대하여, 그것이 너무도 개인적이고 내밀한 어떤 것을 가리킨다면, 당연히 누구도 쉽게 말을 얹을 수는 없다. 다만 ‘잉여’와 마찬가지로 ‘듣보인간’이라는 조어가 내비치는 과시와 자기 연민 사이에서 영화가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는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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