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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홀로코스트를 보여주는 독창적 방식,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독일 개봉, 언론 호평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지난 2월 말 독일에서 개봉했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상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특히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추락의 해부>의 잔드라 휠러가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도 주연을 맡아 화제다. 영국, 미국, 폴란드가 합작하고 영국 출신 조너선 글레이저가 감독한 영화는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담장 밖 빌라에 사는 한 지휘관 가족의 일상을 조명한다. 마틴 에이미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원작과 달리 주인공의 이름을 당시 아우슈비츠 지휘관이었던 루돌프 회스와 그의 아내 헤트비히 회스를 썼다.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루돌프 가족이 여름날 평화롭게 물놀이하는 모습을 멀리 떨어져 관찰하는 시선으로 시작한다. 다섯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 헤트비히는 아름다운 정원에서 야채와 꽃을 가꾸는 일에 몰두하며 가정부를 두고 집안 살림을 한다. 카메라는 빌라 안과 정원에서의 부부와 아이들, 가정부의 분주한 모습,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과 등하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아우슈비츠의 존재는 담장 너머로 보이는 감시탑과 소리로만 짐작할 뿐이다.

글레이저 감독은 영화를 위해 수년간 역사사료를 조사하고 아우슈비츠 담장 옆에 빌라를 짓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특히 러닝타임 내내 이어지는 강렬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독일 주간신문 <차이트>는 “홀로코스트를 보여주지 않는 방식으로 홀로코스트를 보여준다”며 작품의 핵심을 짚어냈다. 등장인물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절제된 화면을 보여주지만 생생한 사운드를 활용해 강제수용소의 존재를 계속해서 알린다. 개 짖는 소리, 기차 소리, 전투기 비행 소리, 구령, 비명, 화장장 불 때는 소리 등 배경 사운드는 집과 정원에서 떠나지 않는다. 사운드디자이너 조니 번은 강제수용소 수감자들의 기억을 기록한 600쪽의 문서를 읽고 강제수용소와 빌라의 거리를 계산해 영화 사운드를 완성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동시에 영화는 주인공과 관객 사이에 거리를 두는 장치를 썼다. 사운드는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를 활용했고 카메라는 클로즈업을 통한 거리 좁히기를 선택하지 않는다.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두고 독일 매체 <도이칠란드풍크쿨투어>는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한 방식으로 홀로코스트를 보여준다”고 표현했으며, 독일 유력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나치 범죄가) 다시 일어나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꼭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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