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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Review] 서브웨이 키즈
2002-08-27

■ Story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은 지하철에 살고 있다. 앵벌이 무리를 이끄는 ‘짱’은 언제나 약에 절어 어두운 환각에 시달리고, 그의 여자친구 소희는 임신사실을 숨긴 채 혼자서 고민에 빠진다. 3호선 아이들과의 이권 다툼은 점점 더 그들을 극한상황으로 몰아간다. 구걸을 하던 소희는 형사한테 잡히고, 간신히 도망쳐 나온 짱은 3호선 아이들에게 살해당하게 된다.

■ Review

지하철 바닥을 끌고 다니던 그 발로, 발차기 연습을 하며 장난치는 아이들을 본 적이 있는가. 그런 그들의 모습에 이유를 심어본 적은 있는가. <서브웨이 키즈>는 익숙함의 방관으로 버려져 있는 삶의 한 조각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영화 속 아이들에게 세상은, 내리지 않고 지나쳐가는 지하철의 정류장들만큼 관계없으며, 관심없는 곳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속여서 털어먹기 위한 멍청이들의 거대한 집이다. 그들은 그 안에 안착할 수 없고, 또는 그러기를 거부하면서, 그 바깥을 맴도는 불안의 ‘순환행’을 탄 채로 목숨을 연명하고 있을 따름이다. 민감한 소재 선택에도 불구하고 <서브웨이 키즈>는 인물들의 삶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서 매듭지으려는 태도를 보여주지 않는다. 어떻게, 혹은 왜, 이들이 사회와 격리되는가에 대해 묻거나, 이들의 모습이 사회의 무엇을 비추는지를 고민하지 않는다. 그 대신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인물들이 겪고 있는 곤혹스러운 상황 그 자체이며, 그것이 다루는 불안한 긴장감이다.정사헌/ 영화평론가 taogi@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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