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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눈빛, <블루>의 신현준
2003-01-23

신현준의 눈빛이 달라졌다. <장군의 아들>의 하야시, <은행나무 침대>의 황장군, <비천무>의 자하랑 등 그동안 비극적 운명을 가진 강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그가 <블루>에서는 눈에 힘을 뺀 것.

해양 액션영화 <블루>의 시사회가 열린 22일 오후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현준은 황장군이나 하야시보다는 영화 속의 김준과 더 닮아있었다.

세계 최강의 잠수부대 SSU를 다룬 <블루>에서 김준 대위는 군인 특유의 카리스마보다는 자유로움으로 가득 찬 인물.

이정국 감독이나 공형진 등 동료배우들에 따르면 욕쟁이며 장난기 많은 김준이 신현준의 실재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입에 욕을 붙이는 게 힘들었다”며 너스레다.

아버지가 해병대 출신이어서 해군의 지원을 받는 이 영화의 촬영 도중에도 군인들로부터 유난히 따뜻한 관심을 받았다는 그는 실제로는 군대를 ‘못 갔다‘고.

“독자인 데다 시력이 너무 안 좋아서 군대를 못 갔어요. 그래서 훈련도 남들보다 더 힘들게 받았어요. 원사니 대위니 하는 계급도 잘 몰랐을 정도니까요”

촬영 도중 제일 힘들었다고 밝힌 것은 영화의 후반부에 주로 등장하는 잠수장면.

“잠수했다 물 위로 올라올 때 귀가 찢어지는 것 같아요. 장비 무거운 것도 힘들었고. 게다가 어찌나 추웠던지. 촬영이 2~3월에 있었거든요.”

힘들게 찍은 영화지만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영화 못지 않다고. 제일 만족스러운 것은 “드라마가 탄탄한 영화”라는 것.

“제가 블록버스터 영화를 좋아해서 출연작 중에 블록버스터 영화가 많잖아요. 그런데 화면에 비해 드라마가 엉성해서 관객들의 외면을 받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완성된 <블루>를 보니 참 뿌듯합니다. 드라마가 충실한 블록버스터가 탄생한 것이죠”

감독에 따르면 신현준은 “누구 못지 않게 열심인 배우”다. 촬영장에서도 캠코더로 자신의 연기를 찍은 뒤 꼼꼼하게 모니터할 정도. 시나리오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고 자신의 연기나 영화에 대한 제안도 열심히 한다. 김준의 짧게 자른 머리에 보이는 긴 흉터도 스스로 감독에게 건의한 설정이다.

영화나 연기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는 진지하기만 했던 그도 여자친구 손태영의 이야기가 나오자 웃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 친구가 아직 학생이에요. 주변에 학생일 때 결혼했다 졸업을 못 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빨리 졸업시키고 결혼하려고 학교 보내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