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인터뷰] MBC 드라마 <불새>의 이은주
2004-03-27

4년 만에 드라마 복귀해 이서진과 호흡

영화배우 이은주가 MBC <대장금> 후속 월화드라마 <불새>의 여주인공으로 4년 만에 TV 드라마에 복귀한다. "한 작품에서 여러 가지 캐릭터를 한꺼번에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인데다 복잡한 심리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좋은 스태프와 연기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돼 즐겁게 촬영에 임하고 있어요."

지난 25일 오후 제주도 남제주군 해비치 리조트에서 열린 MBC <불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이은주가 밝힌 소감이다.

이은주는 그동안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소설> 등에 이어 최근 <태극기 휘날리며>에 출연하며 흥행배우로 자리매김한 뒤 2000년 종영한 SBS <카이스트> 이후 4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하게 됐다.

오는 4월 5일 첫 방송되는 24부작 드라마 <불새>(극본 이유진, 연출 오경훈)는 사랑만으로 결혼했다가 이혼한 부잣집 여자(지은)와 가난한 남자(세훈)가 경제적 상황이 역전된 뒤 다시 만나게 되는 내용이다.

천방지축일 정도로 철없는 부잣집 딸 지은은 세훈과 운명적인 사랑을 느껴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를 설득하고자 혼전 임신을 감행해 결혼에 `골인'한다.

그러나 아이는 유산되고 세훈이 처가에서 받는 인간적 모멸감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상처만을 간직한 채 이혼을 경험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세훈은 성공한 CEO가 되고 지은은 아버지의 죽음과 집안의 몰락으로 엄마와 여동생의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가난한 가정 도우미인 `헬퍼'로 전락하고 만다. 또한 두 사람에게는 각각 재벌 2세인 서정민(에릭)과 사고로 다리를 다친 세훈의 애인 미란(정혜영)이 자리잡고 있다.

이은주는 드라마 후반부의 지은과 자신이 비슷한 점이 꽤 많다고 털어놓았다.

"속은 굉장히 약한데 그걸 감추고 싶어하는 것이 비슷해요. 울고 싶은데 누가 내 모습을 볼까봐 그러지도 못하는 모습이 많이 닮았어요."

똑 부러진 느낌의 배우 이은주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 건 의외의 대답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내 긍정적 사고를 가진 신세대란 느낌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태극기 휘날리며> 외에 <안녕 유에프오>, <하늘정원> 등 흥행에 실패한 작품들이 꽤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기 때문이다.

"잘 안됐던 작품들이 많아요. 그때마다 자책하고 안달했으면 못 견뎌냈을 것 같아요. 잘 안됐던 작품이라도 연기가 늘고 어떻게든 배우 이은주에게 피가 되고 다 살이 됐거든요. 잘 안되는 작품이 있으면 잘되는 작품도 있는 거죠."

이은주는 4년만에 드라마 촬영이라 적응이 쉽지 많은 않은 듯했다.

"찍은 지 20일 정도 됐거든요. 오늘까지 2∼3일을 합쳐서 거의 3시간 정도밖에 못잤거든요. `밥 먹을래 잘래?' 하면 잠을 선택해야 할 만큼 잠이 부족해요. 힘들지만 드라마는 순발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세훈을 맡은 탤런트 이서진과는 처음 연기하는 것이지만 무척 호흡이 잘 맞는다는 후문이다. 먼저 캐스팅된 이서진이 자신을 추천했고 느낌이 좋은 배우라는 칭찬을 들려주자 이렇게 화답했다.

"외적으로 차가워 보이지만 결코 그런 분이 아니더라고요. 많이 챙겨주시고 리드를 잘 해주셔서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 적응하는 데 많은 힘이 되고 있어요."

사실 한석규와 함께 캐스팅된 영화 <소금인형> 촬영이 중단된 뒤 이 드라마 출연을 결정한 이은주는 차기작으로 영화 <주홍글씨>를 준비하고 있다.

"배우로서 욕심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 스스로 뿌듯했으면 좋겠어요. 나 자신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어요. 지금 점수를 매기라면요? 글쎄요. 한참 멀었죠. 100점 만점에 한 35점쯤 될까요?"

그의 끝없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대답이다.(제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