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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하나가 가져온 놀라운 혁신, <파이트 나이트 2004>

장르 스포츠

배급 EA 코리아

플랫폼 Xbox

언어 영어 음성/영어자막

프로 시즌 개막에 맞추어 어김없이 발매된 신작 스포츠 게임을 앞에 둔 게이머는 고민에 빠진다. 일반 응용 프로그램과는 달리 신규 고객이나 기존 고객이나 같은 정가를 내야 하는 이상, 이것이 지난해보다 월등히 나아진 게임이라면 모를까, 만에 하나 스토브 리그의 선수 이동 결과만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면 속았다는 배신감과 그 돈으로 할 수 있었을 다른 일들을 머릿속에서 몰아내는 것이 쉽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문제는, PC의 그래픽 성능 업그레이드가 급속하게 이루어지던 90년대 후반 이후, 게임업계는 놀랍도록 발전한 스포츠 게임 타이틀을 매년 내놓는 데 실패했다는 점. 결국 스포츠 게임 장르는 광학 디스크를 매개체로 한 패키지 시장을 떠나 온라인 설치와 월 사용료를 근간으로 한 온 디맨드 시장으로 가게 될 것이란 일부의 예상은, 어떻게든 앞서 언급한 이슈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아직은 다소 때이른 위기의식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분야에서나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나타나 매너리즘에 빠졌던 그 바닥의 법칙을 뒤흔드는 것이 있게 마련이니, 이번에 출시된 복싱 게임 <파이트 나이트 2004>가 바로 그것이다. EA 스포츠는 ‘당연히’ 버튼에 지정되던 펀치 컨트롤을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오른쪽 스틱’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이제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사실적인 복싱 게임을 만들어냈다. 스틱을 약간 왼쪽 위로 밀면 레프트 스트레이트, 3시 방향으로 밀었다가 12시 방향으로 돌리면 라이트 훅이 구사된다. 그리고 양쪽 트리거 버튼을 조합하면 상대의 공격을 흘려보내거나 블로킹할 수 있다. 고의 클린치를 제외한 복싱의 거의 모든 기술이 스틱 하나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가 경쟁력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되어버린 시대. 발상의 전환으로 기막힌 결과를 거둔 게임. 바로 <파이트 나이트 2004>다.

노승환/ 게임마니아 bakerboy@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