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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통화중] <친절한 금자씨> ‘탈색버전’ 디지털로 상영
문석 2005-08-02

흑과 백의 금자씨를 만난다

<친절한 금자씨>

<친절한 금자씨>의 두 번째 버전이 3개 스크린을 통해 선보인다. 서울 강변, 구로, 용산CGV에서 상영되는 이 버전은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컬러가 서서히 탈색되면서 마지막에는 완전히 흑백으로 변화되는 새로운 시도. 사실, 박찬욱 감독은 영화를 찍고 있을 때만 해도 이 버전을 ‘정본’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있어서나, 관객이 금자씨의 감정에 동조하는 데 있어서나 도움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 하지만 이 버전을 포기하고 컬러 버전을 ‘정본’으로 삼기로 결정한 것도 박찬욱 감독 자신이었다. “편집을 하다보니 찍혀 있는 컬러가 아깝기도 하고,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탈색’을 하려고 했던 동기를 생각해보니, ‘조만간 이 기술을 누군가 시도할지 모르니 내가 먼저 하련다’는 것이었다. 또 관객이 영화 중간에 색이 빠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면 신경을 그쪽에 뺏길 것 같기도 했다.”

대신 박 감독은 기왕에 한 재미있는 실험을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탈색 버전’을 제한적으로만 상영키로 했다. 박찬욱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는 추상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 이야기인데, 흑백이 되면서 그 추상성이 더 강화되는 것 같다. <씬 시티>처럼 시각적인 면을 과시하려는 게 아니니 추상화되고 순수해지는 느낌을 중심에 놓고 봐달라”고 말했다.

이번 탈색 버전은 DLP 프로젝터라는 디지털 영사기로 상영된다. 정정훈 촬영감독은 “탈색 작업이 디지털 색보정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애초의 느낌을 더욱 잘 살릴 수 있고, 아날로그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7월27일 디지털 상영을 테스트해봤다는 박찬욱 감독은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새로운 느낌이 들어 볼 만한 것 같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이번 디지털 상영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차기작인 HD영화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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