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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에서 가장 대담한 암살극, <뮌헨>
권민성 2006-02-08

전세계 900만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던 1972년 뮌헨 올림픽. 그러나 열광 뒤에는 끔찍한 테러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팔레스타인 조직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을 살해한 것. 이스라엘 정부는 애국심 넘치는 유대계 비밀요원 애브너(에릭 바나)를 리더로, 도주 전문가 스티브(대니얼 크레이그), 폭탄 전문가 로버트(마티외 카소비츠), 뒷처리 전문가 칼(시아란 힌즈), 그리고 문서위조 전문가 한스(한스 지슬러) 등 최고의 정보 요원들을 소집한다. 이렇게 모인 이들은 이스라엘쪽이 테러사건에 가담했다고 ‘판단’한 팔레스타인인 11명을 차례로 암살해나간다.

신의 분노 작전(Operation Wrath of God)

<뮌헨>은 제20회 뮌헨 올림픽이 한창이던 1972년 9월5일에 일어난 ‘검은 9월단’의 실제 테러사건 이후를 다뤘다. 테러리스트들은 이스라엘 선수단을 인질로 삼아, 234명의 팔레스타인 죄수의 석방을 요구했다. 만일 요구가 묵살되면 30분 간격으로 이스라엘 인질 2명씩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던 이들은 결국 총격과 수류탄으로 인질들을 전원 살해했다. 이 사건은 전세계 TV를 통해 생중계됐고, 협상을 원하는 이스라엘 정부의 보복작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이 작전이 바로 현대사에서 가장 대담한 암살극이라 불리는 ‘신의 분노 작전’이다.

친유대주의 vs 친가족주의

영화를 보기 전에 유의할 것. 유대계 출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영토 분쟁을 다룬다고 친유대 영화일 거라는 편견을 버리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영화는 이스라엘 편도, 팔레스타인 편도 들지 않는다. 다만 이스라엘 출신이라는 굴레로 인해 가족과 조국을 위한 맹목적인 비극에 동참해야 했던 인간 애브너의 갈등을 그릴 뿐이다. 영화는 어떤 편향된 이념을 빗겨,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전쟁> 등에서 그간 봐왔던 스필버그식 친가족주의에서 해법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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