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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원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문석 2006-09-05

공지영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옮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사형수와 한 여성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어린 시절의 충격적인 사건으로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유정(이나영)은 한때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삶을 비관하며 세 번의 자살을 시도해왔다. 수녀인 고모는 유정의 손을 붙들고 교도소로 향해 한 남자를 만나게 한다. 그 남자, 윤수(강동원)는 세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고 회색뿐인 나날을 살아오던 청년이다. 이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남녀는 거듭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남녀는 그들의 ‘행복한 시간’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더욱 상대를 절실하게 원한다.

공지영과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공지영이 참여한 세 번째 영화다. 1985년 발표된 강석경씨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숲속의 방>(1992)에서 공지영은 각색을 맡았다. 남편이었던 고 오병철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운동권 주변부에서 갈등하던 한 여대생의 자살을 그린다. 극중에서 최진실이 연기한 소양의 모습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유정을 연상케 한다. 특히 부모 등 주변 사람들을 경멸하고 타락의 길로 빠져드는 소양은 윤수를 만나기 전의 유정 같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는 공지영 자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공지영은 이 영화에서도 각본에 참여해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대학 동기인 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이 영화는 자립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그린다.

사형수에 관한 영화들

사형수를 다룬 영화 중 최근작은 <그린 마일>과 <데드맨 워킹>이 있다. <그린 마일>은 간수장 폴 에이컴(톰 행크스)이 거구의 흑인 사형수 존 커피(마이클 클락 던컨)와 만나는 과정을 그린다.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존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무죄를 확신하는 폴의 애처로운 눈길이 인상적인 영화다. <데드맨 워킹>은 헬렌이라는 수녀(수잔 서랜던)가 인종차별주의자에다 죄를 뉘우치지 않는 듯 보이는 사형수 매튜(숀 펜)와 접촉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그 외에도 사형폐지운동을 펼치는 교수에 얽힌 미스터리를 그리는 <데이비드 게일>, 19세기를 배경으로 사형수와 그를 보호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 <길로틴 트래지디> 등도 사형수를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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