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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모국> 감독 김대실
최하나 2006-10-17

사회를 바꾸어 줄, 사람들의 목소리를 찾아서

“집을 찾는 것이 나의 일생이다.” 황해도 신천에서 태어나 남한으로, 또다시 미국으로 떠나온 김대실 감독. 그에게 삶이란 끊임없는 여정과도 같았다. 그리고 2년 전. 쿠바라는 낯선 땅은 그에게 또 다른 매혹으로 다가왔다. “보수화된 미국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면서, 혁명의 땅 쿠바를 찾아가고 싶었다. 자메이카로 가서 몰래 비자를 만들어 입국했다.” 그는 마르타라는 한국계 여성의 삶에 사로잡혔고, 즉흥적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그렇게 다큐멘터리 <모국>은 시작됐다. “쿠바 한인들의 삶을 통해, 이민자들에게 진정한 고향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모국>은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는 50살이 넘어 데뷔한 늦깎이 감독이다. 대학 교수와 공무원을 거치며 안정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이론이 아닌 현실에 뛰어들고 싶다는 욕구가 그를 추동했다. 1990년 <아메리카 비커밍>을 시작으로 사할린 동포, LA교민 등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고, 종군위안부 여성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침묵의 소리>는 일본군의 잔학상을 전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처음엔 내가 목소리 없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오만한 생각이었다. 그들이 내게 목소리를 준다.” 2003년 전재산을 앗아간 화재에 이어 그는 얼마전 위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잇다른 악재도 그의 열정을 꺾지는 못했다. 현재 남편과 함께 회고록을 집필중인 그는 김구에 대한 극작 역시 구상중이다. “현실에 안주해서 살아가고 싶지 않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면서, 어떻게 사회를 바꾸어갈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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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