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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봅시다] 최고의 작명소, 그리스 신화

<선샤인>

대니 보일의 신작 <선샤인>에는 태양 탐사선 ‘이카루스 2호’가 등장한다. 웬만한 독자들이라면 밀랍날개가 녹아 추락해 죽은 신화 속 존재, 이카루스를 금세 떠올렸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카루스에게 날개를 달아준 아버지가 다이달로스인데, 이 이름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스페이스 카우보이>에도 나온다. 역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한 팀 이름이 다이달로스였던 것. 이처럼 영화에는 그리스 신화에서 슬쩍 훔쳐온 이름이 상당하다. 뭐, 의미심장하기도 하거니와 폼도 나니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특히 <매트릭스> 3부작은 모피어스, 페르세포네, 오라클 등 신화의 지뢰밭으로 가득한데, 웬만한 관객은 훤히 꿰고 있을 테니 가볍게 패스! 여기선 몰라도 되지만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만 추가해볼까 한다.

먼저 <미션 임파서블2>의 키메라와 벨레로폰. 영화에서 키메라는 세상을 위협하는 악성 바이러스로,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가 벨레로폰이다. 신화에서는 키메라가 사자와 염소, 뱀이 합체한 괴물이라 전해지는데, 영웅 벨레로폰이 페가수스를 타고 이 괴물을 죽였다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도 신화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나우시카는 난파사고로 표류된 오디세우스를 살려준 여인. 자연을 지키고자 용맹하게 싸우던 영화 속 나우시카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 밖에 <루나 파파>의 ‘루나’는 달의 여신 셀레네의 로마식 이름으로, 여주인공이 달빛 내리쬐는 밤에 아기를 갖는다는 영화 설정과 잘 매치된다. 1950년대 걸작 코미디 <뜨거운 것이 좋아>에도 흥미로운 사실이 숨어 있다. 여장한 잭 레먼이 어느 노신사의 끈질긴 구애를 받는데, 여장할 때 그가 쓰는 이름은 귀엽게도 다프네. 신화에서 다프네는 아폴론의 스토킹을 피하려다 월계수나무로 변한 처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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