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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스타의 연인>, 제2의 <겨울연가>가 될까
김미영 2008-12-18

최지우 주연의 SBS <스타의 연인> 12월10일 방영 시작

“<스타의 연인>, 일본 드라마 같네?” 지난 12월10일 첫 방송된 SBS <스타의 연인>을 본 시청자의 반응이다. 일본 아스카 지역의 이국적인 영상, 조연급 배우들의 일본식 과장된 연기, 스치듯 지나가는 작은 소품까지 챙기는 세밀함, 감각적인 카메라 촬영 기법 등이 시청자에게 일본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구사나기 쓰요시(초난강) 주연의 일본 드라마 <스타의 사랑>처럼 톱스타와 평범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인 <스타의 연인>은, 톱스타 이마리(최지우)와 국문과 강사 김철수(유지태)의 운명 같은 사랑을 다룬다. 뻔한 스토리, 진부한 설정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일본에서 ‘통’하는 멜로드라마의 감수성을 지녔다. 한류의 선봉에 섰던 드라마 <겨울연가>를 떠올리게 한다.

윤석호 PD가 연출한 <겨울연가>는 한류의 원조다. 애초 일본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드라마도 아니었고, 철저히 국내 시청자의 감수성에 기댄 작품이었지만 일본 시청자를 더 감동시켰다. 배용준, 최지우 등 한류 배우를 낳기도 했다. <겨울연가>를 비롯해 <가을동화> <여름향기> <봄의 왈츠>를 잇는 계절 시리즈는 일관된 스토리 라인과 드라마 틀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 상처를 가진 주인공들이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는 내용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스타의 연인>은 기획 초반부터 한류를 의식해 만든 ‘한류 맞춤형’ 드라마로 탄생했다. 국내 시청자의 반응보다는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한류 스타와 해외 자본을 끌어들였다. <가을동화> <겨울연가>를 쓴 오수연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일본에서 ‘지우히메’로 인기가 높은 최지우를 캐스팅해 일본인이 좋아하는 드라마 공식을 충실하게 표현했다. 연출을 맡은 부성철 감독은 “달콤한 멜로와 아픈 멜로를 섞은 멜로 종합선물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 미디어 에이전시인 덴쓰사와 공동제작으로 만든 <스타의 연인>은 내년 3월부터 <NHK>에서도 방영될 예정이다.

<겨울연가> 이후 일본시장을 겨냥해 만든 드라마는 많았다. 배용준이 출연한 <태왕사신기>나 현재 방영 중인 <에덴의 동쪽>은 ‘한류 스타’를 앞세워 일본시장을 공략하는 대표적인 드라마들이다. 그런데 <스타의 연인>은 이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태왕사신기>나 <에덴의 동쪽>은 한반도의 고대사와 근현대사 등 ‘한국적 특수성’을 드라마의 주요한 축으로 삼았다. 그러나 <스타의 연인>은 <겨울연가>의 흥행 코드였던 ‘멜로’로 되돌아가 ‘한국 밖에서도 보편적인 것’이 한류의 근원이었음을 증명하려 한다.

<스타의 연인>은 한류의 원조인 <겨울연가>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두 드라마 사이의 간극을 한류 스타 최지우와 그동안 성장한 한국 드라마의 작품성, 혹은 상품성이 메울 수 있을지가 열쇠다. 유지태는 “예전에는 한류의 당사자들이 사업가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싶어 역풍을 우려했지만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일본 팬들의 사랑을 진심으로 느끼게 됐다”면서 “이렇게 힘든 시기에 한류 배우 한명을 보고 외국 자본이 들어오는 건 국위선양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배우 한명 덕분에 외국 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스타의 연인>은 한류 배우와 한류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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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