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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와니만큼 공들인적 없어요`
2001-11-23

<패자부활전> <자귀모> <카라> <비천무> 등 그동안 출연한 영화들이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고 욕도 많이 먹은 탓인지 오는 24일의 <와니와 준하> 개봉을 앞둔 김희선씨는 상당히 씩씩한 모습이었다. 실패를 거듭 겪고 난 뒤의 여유나 담담함이라고나 할까.

“데뷔한 이래로 1년 넘게 쉬어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다른 거 안 하고 오로지 이 영화에만 매달렸어요. 대본 연습만 두 달을 했고, 한 장면 한 장면 찍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다시 찍기도 하고. 작품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았던 만큼 애착도 많이 가는 작품이예요.”

예전에는 찍고 나서 스태프와 함께 고민한 적이 없었고, 시간이 없어 영화에 몰입할 수도 없었다는 그의 반성이 어이없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천방지축 이미지의 스타 엔터테이너에서 배우 김희선으로 첫걸음을 떼는 그에게 일단 축하의 인사말을 던졌다.

<와니와 준하>에서의 김희선은 정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가 맡은 역은 대학 진학 대신 일을 택한 6년 경력의 애니메이터 와니. 다정다감한 무명의 시나리오 작가 준하(주진모)와 동거하고 있다. 와니는 언뜻언뜻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지만 준하를 배려하며 따스한 일상을 꾸려가고 있다. 유학간 남동생 영민(조승우)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그의 시선은 과거로 향한다. 그리고 하나씩 어두운 그림자의 진실이 밝혀진다. 동생은 그의 첫사랑이었고, 이복동생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가 충격으로 갑자기 죽고, 와니는 차마 자신의 상처를 마주 대하지도 못할 만큼 아픔 속에서 살았다.

“영화 중에 사람 마음은 참 알기 어렵다는 대사가 있는데, 와니란 인물이 그래요. 털털한 듯하면서도 마음은 약하고, 아픔이 몸에 배어 있어 티가 안 나지만 순간순간 드러나고. 그래서 그런지 완성된 필름을 처음 보고 많이 속상했어요. 뭐라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와니와 준하>는 영화 스틸로 사용되도 좋을 만큼 인상적인 예쁜 장면들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두 사람의 첫 만남과 갈등을 겪고 다시 서로에게 다가선 두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해 순정만화와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예쁜 영상 이미지에 비해 와니와 준하가 감정의 가장 높은 파고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쌓아가는 과정이 밋밋하다.

다른 어느 때보다 영화홍보에 적극적인 김씨는 “지금 영화 시나리오와 텔레비전 드라마 제안이 여러 개 들어와 있지만 <와니와 준하>의 개봉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할 계획”이라며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따스한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복례 기자 borae@hani.co.kr 사진 서경신 기자 rao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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