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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찾아낸 풍경] 四色四海가 있다네

추성훈의 맥주 광고, 장동건의 디카 광고 등 다양한 풍경이 살아있는 우리나라의 바다

“바다다~”라고 외치며 바다로 뛰어드는 사람을 오디오 없이 보면 어떨까. 딱 ‘미친놈’이다. 하지만 멀쩡하던 사람도 갑자기 미치게 만드는 곳이 바로 바다인가 보다. 매년 봄이 되면 여름을 위해 ‘몸을 만들자’고 다짐하건만 여름 바다는 어느새 코앞에 와 있다. 지난해 몸 그대로 바다에 몸을 던질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하다. 그럼에도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짐을 바리바리 싸서 피난을 떠나듯 바다로 향한다. 이제는 그런 대한민국의 바캉스 전쟁이 생경한 풍경도 아니다. 다만 무작정 바다에 뛰어들기보다는 좀더 제맛에 맞는 바다를 골라서 떠나 보는 게 좋을 듯싶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바다는 서로 다른 4가지 성질의 바다를 갖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데 어떻게 네 가지 바다일 수 있냐고? 그 의문은 차차 풀어가기로 하자.

붉은 석양의 유혹, 서해안

지난해 추성훈이 모 맥주회사의 광고모델로 나온 적이 있다. 이 CF의 컨셉은 노을지는 해변의 파라솔 아래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추성훈을 인터뷰하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촬영장소를 알아봐 달라는 주문도 있었지만, 석양을 보려면 뭐니뭐니해도 서해안 태안반도라고 생각했다.

멋진 해안과 환상적인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면 태안반도의 신두리해안, 두여, 꽃지, 기지포, 두여해수욕장 등이 제격이다. 생각만 해도 즐거워지는 해변들이다. 그만큼 서해바다는 낭만적인 풍경을 잡아내기에 좋다. 물이 빠진 판판한 모래해변은 젖어 있지만 차가 달릴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서 가끔 말을 타고 달리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물때를 잘 맞추면 해질녘에 반짝이는 낙조를 배경으로 멋진 그림을 뽑아낼 수 있는데, 이렇게 촬영된 것이 장동건이 모델로 나왔던 디지털카메라 광고다.

뽀송뽀송한 모래가 있는 도시, 부산

이렇게 몇몇 장소가 추려질 때쯤 서울에서 긴급한 연락을 받았다. 낙조는 필요없고 ‘햇볕 쨍쨍한 해변 백사장’이라는 컨셉으로 장소를 바꿨다는 것이다. 백사장이라…. 서해안 해변에서 백사장을 찾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자고로 서해안이라고 하면 수백 미터 멀리 밀려나간 바닷물이 수평선을 지평선으로 만들어내는 광경을 보는 것이 좀더 자연스럽다. 결국 해운대로 방향을 돌렸다. 긴 백사장이 있고 열정적인 젊은이들로 붐비는 해운대라면 제작진이 생각하는 그림에 맞을 것 같다.

한반도를 사선을 긋는 모양새의 행로를 따라 4시간을 달려 부산에 도착했다. 예상했던 대로 부산 해운대의 백사장은 뽀송뽀송한 모래로 우릴 반겼다. 같이 갔던 감독과 촬영감독도 그 자리에서 오케이를 했다. 새삼 부산이란 도시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부산을 넘어 한국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해운대와 한국의 마이애미 해변으로 일컬을 만한 광안리해수욕장을 품고 있지 않은가. 부산은 축복받은 ‘바다의 도시’임에 틀림이 없다.

거친 파도와 찬란한 아침의 추억, 동해

서해와 남해, 그리고 3번째 바다는 당연히 동해다. 해운대와 광안리 같은 남해가 ‘청정의 바다’로 우리에게 인식된다면 동해는 ‘추억의 바다’다. 동해는 우리나라 최장의 해변 백사장을 가진 해수욕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거친 파도와 고운 모래, 그리고 해변에서의 파티가 무엇보다 먼저 떠오른다.

하얀 거품을 머금은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는 해변 언덕의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낸 이라면 동해의 매력을 금방 알 수 있는데, ‘철썩~ 쏴~아~아’하는 파도소리와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찬란한 햇살이 깨워주는 행복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품은 제주

그리고 마지막 바다. 대한민국의 4번째 바다는 바로 제주의 바다다.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많은 CF 촬영진들이 해외로 촬영을 가지 못할 경우 반드치 찾는 곳이다. 제주도의 바다는 한국의 바다가 아닌 듯 물빛도 곱고, 모래도 희다. 모든 바닷물이 통해 있는데 어떻게 제주의 바닷물만 옥빛을 띨까 하는 의문이 항상 든다. 답은 옥빛을 머금은 하늘에 있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섞어놓은 색이 바로 제주의 물빛이다. 잔잔한 바람에도 날아갈 정도로 고운 산호모래의 해변들이 육지와는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각양각색의 바다를 접하다보면 어떤 바다가 더 좋다고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바다든 당신이 찾아가서 추억을 만드는 바다가 항상 최고의 바다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