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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보근] 천방지축 ‘8살의 쇼’
문석 사진 최성열 2009-07-31

<해운대>의 아역배우 천보근

천방지축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옥상에 오르자마자 뛰어다녀 가슴을 철렁하게 하더니 촬영이 끝나자마자 철제 계단을 우다닥 뛰어내려간다. 위험하기로 치면 100배는 더했을 <해운대> 촬영장에서 엄마와 스탭들의 노심초사를 생각하면 연민이 절로 생긴다. 그래도 밉기는커녕 자꾸만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걸 보면 이 아이, 촬영장에서도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마스코트였음에 틀림없다.

올해 8살인 천보근은 <해운대>에서 만식(설경구)의 아들 승현이로 출연한다. 보근이가 신인 아역배우라고 해서 그저 ‘양념’ 역할만 했을 거라고 지레짐작해선 안된다. 까만 눈이 반짝거리는 이 아이는 동춘(김인권)과 함께 이 영화의 ‘코미디 라인’을 조율하는 미드필더로 맹활약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아이, 많이 본 것 같지 않나. 중동에 있는 아빠와의 영상통화에서 대통령이 되면 아빠에게 탕수육을 시켜주겠다고 말하던 ‘일곱살의 쇼’라는 CF를 떠올려보라. 막대사탕을 물고 쿨한 표정을 짓던 그 꼬마가 바로 보근이다. 여러 편의 CF 경험이 있는 보근이에게도 영화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특히 쓰나미로 밀려들어온 바다에서 헤엄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무서웠단다. 보근이는 이 공포 속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대사를 모두 처리했다. 보근이가 의젓하게 말한다. “그래도 대사는 해야죠.”

어렵고 무서운 일도 많았지만 보근이는 첫 영화가 너무 재미있었고, 앞으로도 영화를 하고 싶단다. “주인공도 하고 싶고요, 악당도 해보고 싶고요.” 밤샘촬영이 고생스럽지 않았냐는 물음에 “제가요, 체력이 좀 좋아요”라고 태연스레 답하는 보근이는 천방지축 에너지로 연기라는 ‘8살의 쇼’를 펼치고 싶은 아이다. 그리고 연기학원도 다녀본 적 없는 순수함과 자유로움은 그 쇼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줄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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