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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퀘벡, <그을린> 덕에 “음메 기살어”

각종 국제영화제 수상 이어 2011년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부문 지원작 선정

<그을린>

2010년 퀘벡은 그을렸다. 지난해 베니스, 토론토 등 각종 국제영화제에 초청되고 수많은 상을 휩쓸며 퀘벡권 캐나다영화의 자존심을 다시 세워준 드니 빌뇌브 감독의 <그을린>(incendies)은 몬트리올의 시네마테크 중 하나인 시네마 뒤팍에서 여전히 상영 중이다. 지난해 부산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그을린>은 중동 내전으로 고통받는 한 여인의 역사를 지극히 영화적인 방식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텔레필름 캐나다는 지난 9월 이 영화를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부문 지원작으로 선정했다. 텔레필름의 캐럴 브라반 이사는 “깊이있는 주제를 영화적으로 잘 그려낸 이 영화가 지원작이 되는 데 손색이 없으며 캐나다의 훌륭한 감독 중 한명인 드니 빌뇌브의 재능이 국제적으로 더욱 많이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드니 빌뇌브는 퀘벡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감독이다. 그의 단편영화 <Next Floor>는 2008년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으며 2009년작인 장편 <폴리테크닉>가 큰 주목을 받았다. <폴리테크닉>은 평화롭기만 한 몬트리올, 아니 캐나다 역사상 가장 끔찍한 ‘폴리테크닉 학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989년 12월 몬트리올의 에콜 폴리테크닉 공대에서 마크 르팽이라는 기계공학도가 여대생만을 대상으로 무차별 총격전을 벌였고, 결국 14명의 소녀가 목숨을 잃었다. 드니 빌뇌브는 아이러니한 흑백의 아름다운 화면을 통해 이 사건을 돌아봤고, 캐나다의 권위있는 영화상 지니 어워드에서 최우수영화상을 비롯해 9개 부문의 상을 받아냈다. <폴리테크닉>에서 살인자로 분한 배우 맥심 고데트는 <그을린>에서 쌍둥이 중 한명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폴리테크닉>으로부터 1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드니 빌뇌브의 <그을린>은 와디 무와드의 연극을 각색한 영화다. 주인공인 쌍둥이 남매는 잃어버린 아버지와 형제를 찾으라는 엄마의 유언에 따라 레바논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마의 비밀을 통해 피비린내 나는 중동의 역사와 마주하게 된다. 아직도 많은 퀘벡 사람들의 관심 속에 꾸준히 상영되고 있는 <그을린>은 2011년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색이 없다.

오스카 생각하면 12살 소년이 되요

<그을린>의 드니 빌뇌브 감독 인터뷰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낮잠을 자고 있다가 전화를 받았는데 처음 든 생각은 ‘너무 행복하다!’였다.

-지금 기분은 어떤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자인 와디 무와드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 지원작의 감독들인 자비에 돌랑, 루이 벨랑제 등은 모두 대단한 감독들이며 퀘벡의 영화가 점점 발전하는 것이 느껴진다. 그중에서 나의 영화가 지원작으로 선정되었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수상을 기대해도 되겠나. =오스카에서 이 부문은 경쟁이 치열하다. 100여개국에서 출품된 쟁쟁한 영화와 경쟁해야 하니 말이다. 최종 엔트리가 결정되는 것은 1월이다.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오스카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가 궁금하다. =<그을린>이 여러 나라에서 상영될 때 이미 오스카 지원작 선정을 약간은 짐작하고 있었다. 여러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으니 그것이 장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는 아름다움, 시, 그리고 산업의 합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영화를 만들 때 가장 행복하고 편하다. 영화를 만들 때 영화제를 생각하거나 상을 받는 것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더 많은 대중과 공유하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오스카를 생각하면 12살 소년의 마음이 되곤 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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