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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침묵의 마법

<아티스트>

<아티스트>의 정서는 순정과 신파다. 뭐 삐뚤어진 내겐 ‘시대에 도태된 주제에 기만 센 남자(예술가)를 위한 낭만적 판타지’로 보였지만. 물론 영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가부장적 내러티브(식민지 조선엔 이상과 금홍이가 있었다)에도 ‘21세기 무성영화’라는 형식으로 화제가 되었다. 물론 이것도 ‘21세기 예술=삽질의 승화’로 보인다만(아아, 어째서 이렇게 삐뚤어졌을까). 아무튼 흥미로웠고 재미도 있었고 특히 음악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정말이다.

감정과 대사, 상황과 분위기를 대체한다는 점에서 무성영화의 음악은 단지 배경음악 이상이다. <아티스트>에 줄곧 흐르는 찰리 채플린이나 조지 거슈윈 스타일의 ‘심포닉 재즈’(관현악단의 재즈)나 관습적 화성의 오케스트레이션 혹은 빅밴드 재즈는 작곡가 뤼도빅 브뤼스의 고뇌를 반영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정말 흥미로운 건 침묵이다. 조지의 꿈도 그렇고, 그와 페피의 클라이맥스에서 힘껏 밀어붙이던 음악이 갑자기 침묵으로 대체되는 그때야말로 마법, 그러니까 연출이 작동하는 순간이다. 영화 역사에 대한 오마주 이상으로 <아티스트>는 ‘영화라는 테크놀로지’를 형식적으로 고민하는 작품이고, 그 점에서 좀 재미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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