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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할리우드를 떠돌던 프로젝트 <코난: 암흑의 시대>

제목만 보고 착각하지 말자. 미래 소년 코난이 아니라 잔혹 소년 코난이다. 영화는 코난이 태어난 전장에서 시작한다. 아직 엄마의 뱃속에서 꼬무락거리고 있던 그를 향해 쑥 들어오는 적군의 칼. 젖비린내보다 피비린내를 먼저 배운 키메르족 족장의 아들은 괴력의 전사로 성장해 어느 날 숲에서 만난 침입자들을 박살내버린다. 알고 보니 그들은 멸망한 아케론 제국이 남긴 유물의 마지막 조각을 찾고 있는 카라짐의 군사들이었다. 곧 마을로 쳐들어온 카라짐은 목적을 달성하자 코난의 아버지를 죽인 뒤 마을을 불태워버린다. 이후는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코난의 복수혈전이다. 다만 코난과 카라짐의 대결이 물불 가리지 않는 야만인들간의 혈투임을 기억할 것. 거대한 도살장으로 변한 하이보리아 대륙에서는 사원을 지키던 성녀도 피비린내가 주는 흥분을 깨닫게 된다.

<코난: 암흑의 시대>는 로버트 E. 하워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1982년작 <코난: 바바리안>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당시 그 영화로 존 밀리어스 감독은 ‘야만인 영화’의 기준을 제시했고, <터미네이터>에 출연하기 전인 아놀드 슈워제네거도 할리우드 대표 마초배우로 거듭났다. 하지만 속편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3편 제작도 불투명해졌었다. 20년간 할리우드를 떠돌던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이번 신작이다. 감독은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의 마커스 니스펠이 맡았다. 덕분에 <스파르타쿠스> <왕좌의 게임>을 뛰어넘는 가학미의 절정을 맛볼 수 있다. 선정적이기로 유명한 게임 <에이지 오브 코난>을 하고난 느낌도 든다. 하지만 빤한 이야기와 어설픈 CG, 식상한 액션에 후반부로 갈수록 싫증을 느끼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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