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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의 허술함을 메우는 상상의 괴물들 <타이탄의 분노>

전편 <타이탄>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확실한 볼거리가 있다. 급조된 3D 변환과 취약한 스토리라인이 문제가 되었던 전작에 비해 <타이탄의 분노>는 적어도 기술적인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준다. 페르세우스(샘 워싱턴)가 크라켄을 물리친 <타이탄>의 결말로부터 약 10년 뒤, 그는 평범한 어부가 되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마침 하데스(레이프 파인즈)가 전쟁의 신 아레스(에드거 라미레즈)와 결탁해 제우스(리암 니슨)를 지하세계에 가두어버리고, 페르세우스는 그를 구하기 위해 또 한번 모험을 떠나게 된다.

갈등 구도는 오히려 더 단순해졌다. 올림포스 신들에 대한 인간의 분노가 두드러졌던 전작과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인간이 별다른 당위성을 확보하지 않고도 신들의 전쟁에 쉽게 합류한다. 페르세우스는 더이상 반신반인이라는 운명 앞에서 고뇌하지 않으며, 제우스를 아버지라 부르기도 꺼리지 않는다. 부성애 정도가 거의 유일하게 강조되는 갈등의 축인데, 이 때문에 신과 인간 사이의 긴장이 유발하는 복합적인 해석의 가능성들이 혈육의 갈등 차원으로 제한되고 만다. 헤파이스토스(빌 나이)가 등장하는 신 정도를 제외하고 희극적인 이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일부 캐릭터들의 절망과 변심이 평면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아쉬운 지점이다. 그러나 연이어 등장하는 상상의 괴물들과 다이내믹하게 몰아치는 스펙터클한 전투 신들은 이같은 빈자리를 흥미롭게 메우며 몰입을 돕는다. 그중에서도 지하에 갇혀 있던 크로노스가 등장하는 마지막 전투 신은 특히 인상적이다. 거대한 활화산처럼 용암과 불꽃을 뿜으며 포효하는 그를 보자면 잿더미가 휘몰아치는 아비규환의 실감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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