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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다시 시작하는 거야

<장고: 분노의 추적자> 속 짐 크로스의 음악 < I Got A Name >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일단 음악부터 기대된다. 거의 개인 컬렉션에서 선택되는 음악들은 그가 추천하는 일종의 ‘믹스 테이프’이기 때문이다. 흑인, 여성, 사고뭉치, 오타쿠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특히 속 시원하고 아름다운 피범벅을 선보이는데(물론 나는 <재키 브라운>을 최고로 좋아하지만), 기존 타란티노 영화의 플롯이 반복되는데도 강렬하게 남는다. 역시, 음악 덕분이다.

저택 총격전에 등장하는 제임스 브라운의 <The Payback>과 투팍의 <Untouchable>을 짜맞춘 <Un chained>를 비롯해 <일 포스티노>의 음악으로 유명한 루이스 바칼로브의 원 주제곡과 엔니오 모리코네의 여러 마카로니 웨스턴 무비의 사운드트랙들, ‘21세기의 로버트 존슨’이란 평을 받기도 한 브러더 디지의 <Too Old To Die Young> 같은 곡들 속에서 짐 크로스의 <I Got A Name>이 인상적으로 들린다. 장고가 닥터 킹 슐츠와 동업을 약속하고 새 안장을 살 때 시작되는 이 곡은 새 출발하는 장고를 위한 배경음악으로, 문득 타란티노의 영화가 죄다 로맨틱한 해피엔딩이었다는 걸 떠올리게 한다. 마침 이걸로 마지막인 ‘귀를 기울이면’에 어울리는 트랙이랄까. 물론 ‘새 출발’이니 얼마 뒤에 돌아올 예정, 그러니까 이것도 나름 해피엔딩. 다음에 또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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