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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공포 이상의 즐거움 <인시디어스: 두번째 집>
김보연 2013-12-04

전편 <인시디어스>에서 유령을 완전히 퇴치하지 못했던 조쉬(패트릭 윌슨)의 가족은 방문을 두드리는 정체 모를 소리와 혼자서 울리는 피아노, 그리고 지난 사건 이후 어딘가 이상해진 조쉬를 향한 의심 때문에 하루하루를 공포 속에 보낸다. 이 사건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조쉬의 어머니 로레인(바버라 허시)은 옛 기억을 떠올리고, 결국 자신이 일했던 병원에서 자살한 환자 ‘파커 크레인’의 존재와 마주한다. 이제 조쉬의 아내 르네(로즈 번)는 아들을 보호하고 남편의 진짜 정체를 밝히기 위해, 로레인은 묻혀 있던 과거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이 두 이야기가 만나는 순간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진다. 과연 이 유령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조쉬는 어떤 비밀을 숨겨온 것일까.

전편에 이어 제임스 완이 연출을 맡은 <인시디어스: 두번째 집>은 다양한 장르적 요소의 충돌과 혼합이 돋보이는 영화다. 일단 공포를 만들어내는 솜씨는 <인시디어스>와 <컨저링>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딱 기대한 만큼의 수준이다. 어두운 곳에서 유령이 튀어나오고 조용한 가운데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오는 방식은 이미 익숙한 것이지만 제임스 완 감독이 구사하는 거의 장인에 가까운 솜씨 때문에 관객은 알면서도 결국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감독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추리물의 플롯과 시간을 뒤섞는 장치를 통해 전작들과의 차별을 꾀한다. 특히 ‘시간여행’이라고 보아도 무방한 이 영리한 서사적 장치는 관객이 지금까지 이해한 이야기의 성격을 바꿀 정도로 절묘하게 작동하며 단순한 공포 이상의 즐거움을 준다. 한번 보고 잊어버렸던 무서운 이미지 뒤에 숨어 있던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3편에 대한 가능성도 슬쩍 열어놓고 있으니 공포 장르의 흥미로운 변화를 계속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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