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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오마이 이슈] 그래, 나 규제 안다
김소희(시민) 2014-03-21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서울 촬영 소식에 패러디물이 쏟아지니, 간만에 배꼽 빠질 지경이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사기당한 아이언맨이나 김밥천국에 힘없이 앉아 있는 슈퍼히어로들이라니. 혹시 청와대에서 이를 ‘재패러디’하는 건 아니겠지? 토르나 헐크가 “암덩어리” “쳐부숴야 할 원수”들과 맞짱을 뜬달지. 음… 그런 창조력이 과연.

규제개혁장관회의가 연기되어 사흘 만에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로 판이 커져 열렸다. 평일 오후 어린이방송 보겠다는 아이 달래가며 공중파로 생중계된 회의를 지켜보다 저 ‘민’들은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해졌다. 직군별로 머릿수까지 맞춘 걸 보니 십중팔구 관계부처에서 급섭외하지 않았을까. 160 대 1 퀴즈쇼도 아닌데 틈틈이 “잠깐만요~” 끼어드는 대통령의 ‘식견과 의지’를 확인한 것 외에 무슨 효과가 있을까 싶다. 카드대란, 개인정보 유출사태만 봐도 꼭 필요한 규제가 있다. 공무원들이 관계법령에 따라 소신껏 일하면서 필요한 융통성을 발휘하면 불필요한 규제는 상당 부분해결된다. 일몰제니 총량제니 양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기왕의 시스템이 잘 굴러가도록 질적으로 관리감독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이다. 이른바 ‘자기주도공무법’이랄까. 지금처럼 대통령이 장관들 병풍 세우고 ‘모든 문제 해결사’ 노릇을 자처하면 정작 여러 문제에 저마다 필요한 해결사들이 제 노릇을 하기가 부담스럽거든. 공무원들도 국민 보고 일하지 않고 대통령 한분만 보고 일하게 된다. 당장,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은 통일준비위원회가 뜨면서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엄지손가락 돌리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헌법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지역별로 ‘통일은 대박이다’ 현수막 주문해서 내거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하고 있지 않나. 손톱 밑에 가시가 박혔으면 가시만 빼내면 된다. 병원장이 직접 메스 잡고 배 가를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