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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오컬트 공포물 <콰이어트 원>
김보연 2014-09-17

1974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브라이언(샘 클라플린)은 초자연적 현상을 연구하는 조셉 교수(야레드 해리스)의 촬영조수로 일하기로 한다. 그런데 유령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비밀리에 진행 중인 실험의 정체라는 것이 신비에 싸인 소녀 제인(올리비아 쿡)을 이용하는 것임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제인을 감금한 것도 모자라 잔인하게 괴롭히는 실험 과정을 가까이 지켜보며 브라이언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눈치챈다.

<쿼런틴2: 죽음의 공항> 등을 연출했던 존 포그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콰이어트 원>은 오컬트 공포물의 여러 요소들을 빼곡히 심어놓은 작품이다. 이를테면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연약한 소녀,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연현상들, 사악한 광기에 사로잡힌 남자, 고대로부터 이어진 악령의 존재, 어김없이 찾아오는 마지막 반전 같은 것들 말이다. 이처럼 여러 요소들을 한데 모았지만 문제는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식상한 소재를 상투적으로 엮어냈다는 것이다. 후반부 반전을 짐작으로 간단히 맞힐 수 있을 정도이니 이 영화의 이야기에서 재미를 느끼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야기뿐 아니라 연출적 측면에서도 <콰이어트 원>만의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운드푸티지 화법을 이용한 공포효과는 너무 안이하며, 유령의 힘을 묘사한 특수효과는 그 조악함 때문에 오히려 웃음을 유발한다. 공포효과가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공포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올리비아 쿡 등 매력 있는 신인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콰이어트 원>은 결국 진부하고 무섭지 않은 범작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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