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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쾌한 액션을 실사로 <바람의 검심: 교토 대화재편>
김보연 2015-02-25

19세기 중반, 어둠의 칼잡이로 활약했던 유신지사 켄신(사토 다케루)은 메이지유신 이후 불살의 삶을 결심한 채 전국을 떠돌아다닌다. 그러던 중 카오루(다케이 에미)와 사노스케(아오키 무네타카) 등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과거와는 다른 삶을 꿈꾸지만 그의 앞에 또 다른 적이 등장한다. 과거 켄신의 역할을 물려받았던 시시오(후지와라 다쓰야)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국가 전복의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켄신은 시시오와 한판 대결을 준비하고, 여기에 켄신에게 깊은 원한을 지닌 닌자 출신의 아오시(이세야 유스케)까지 가세한다.

<바람의 검심: 교토 대화재편>은 <바람의 검심>(2012)의 후속작으로 원작에서도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악당인 시시오와 켄신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2편에서는 시시오와 그의 부하들인 ‘십본도’의 등장을 일부 그렸으며, 두 사람의 본격적인 싸움은 곧 개봉예정인 <바람의 검심: 전설의 최후편>에서 다룰 예정이다.

전작을 연출한 오오토모 게이시가 감독을 맡은 이번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역시 만화 속 다채로운 캐릭터와 호쾌한 액션을 실사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시시오를 포함해 이번 작품부터 새로 등장한 아오시, 미사오, 소지로 등은 만화를 모사하는 수준을 넘어선 재해석을 가미해 흥미로운 해석의 결을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원작과 달리 남루한 행색으로 등장한 아오시를 보며 그의 숨은 과거를 상상하게 만드는 식이다. 액션 연출 역시 전작의 장점을 충실하게 이어받았다.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과 함께 펼치는 근접전 위주의 빠른 공격들은 장르적 즐거움을 십분 살려내며, 간간이 등장하는 ‘공중부양’ 스타일의 과장된 연출도 영화가 지향하는 스타일에 강렬한 방점을 찍는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한정된 상영시간에 다양한 인물들을 한꺼번에 등장시켜 극의 부드러운 진행을 끊은 점은 못내 관객을 안타깝게 한다. 이미 다섯명이 넘는 기존 주인공에 시시오, 아오시, 소지로, 오키나, 쵸우 등의 새 캐릭터를 장면마다 쉬지 않고 등장시켜 이야기와 감정이 여유 있게 자리잡을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다. 특히 아오시의 광기 어린 행동은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은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따로 논다. 그런 맥락에서 <바람의 검심: 도쿄 대화재편>은 원작을 영화화하는 제작진의 고민과 과욕이 함께 느껴지는 영화로 3편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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