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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괴물이다 <리바이어던>

바닷가 외딴집에 자동차 정비공 콜랴(알렉세이 세레브리아코프)와 아내 릴랴(옐레나 랴도바), 아들 로마가 산다. 이들이 살던 땅이 개발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콜랴의 가족은 내쫓길 위기에 처한다. 콜랴는 시 당국의 회유를 거부한다. 콜랴를 눈엣가시로 여기던 시장 바딤은 어느 날 밤 콜랴의 주거지에 무단 침입해 협박한다. 콜랴는 시장을 고소하기 위해 변호사 드미트리와 함께 경찰, 검사, 판사를 찾아가지만 누구도 이들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는다. 급기야 경찰서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콜랴가 구금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초반 줄거리를 따라가보면 <리바이어던>은 전형적인 사회고발 드라마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하나의 적에 맞서는 피해자 혹은 영웅이라는 직선적인 이야기를 거부하고 어느 순간 다면적인 관계망을 펼친다. 이에 따라 영화는 성장극과 치정극, 사회극을 오간다. 리바이어던은 성경 속 바다 괴물이자 상상의 동물을 가리키는 말로 토머스 홉스의 저서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다. 홉스는 저서에서 리바이어던을 국가에 비유했다.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단순한 악으로 묘사하지 않았듯이 이 영화에서도 그렇다. 영화 속 관계망을 도면으로 그리면 직선이 이어진 몇개의 삼각형으로 이뤄진다. 이것은 서로 조금씩 겹친다. 그 관계 내부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괴물이다. 바다 괴물은 몇 가지 구체적인 형상으로 드러난다. 이를 통해 전통적 의미의 리바이어던과 오늘날의 리바이어던을 형상적으로 잇는다.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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