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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파고든 폭력과 욕망의 세계 <타투>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수나(윤주희)는 타투이스트다. 그녀가 의사라는 직업도 포기하고 타투이스트가 된 것은 복수를 위해서다. 그러던 중 그녀는 고전적 방식의 실 문신을 요구하는 정체불명의 남자(송일국)의 의뢰를 받게 된다. 특유의 흉터를 통해 그 남자가 바로 자신이 찾아다니던 범인임을 알게 된 수나는 그동안 준비해온 복수에 착수한다. 남자 역시 그녀의 근거리에서 위험한 행동을 이어가기 시작한다.

<타투>는 <사람을 찾습니다>(2008)로 탐욕과 폭력의 세계를 파고들었던 감독 이서의 사이코패스 스릴러물이다. 우선 지난해 <현기증>(2014)에 이어 <타투>까지 저예산 독립영화를 통해 배우 경력을 쌓아가는 송일국의 행보가 눈에 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은 좋았으나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기존 한국 스릴러영화 클리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에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될 듯하다. 마스무라 야스조의 <문신>(1966)을 연상시키는 고통과 쾌감, 가학과 피학에 관련된 몇 장면들은 정교하게 연출되었지만 독자적 세계를 구축해내는 데 실패하고 소재주의에 매몰된 인상이 크다. 수나가 성폭행의 복수를 위해 다른 여성을 성적 희생양으로 삼는 방식과 여고생이나 성매매 여성에 대한 범행 장면 재현의 필요성에 대한 의심도 버릴 수 없다. 폭력과 외설이 주는 불쾌감의 과잉이 미적으로든 윤리적으로든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가 파고든 폭력과 욕망의 원형적 세계와 연쇄살인이 일어나는 현실의 세계와의 관계도 작위적이다. 그렇기에 탐미적인 문제작도, 치밀한 범죄 스릴러도 아닌, 어중간한 지점에 놓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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