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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다루는 하나의 방식 <유스>

명망 있는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프레드(마이클 케인)는 24년간 몸담은 베니스 오케스트라 활동을 뒤로하고 은퇴를 선언한다. 긴 휴식기에 접어든 프레드는 딸 레나(레이첼 바이스)와 함께 스위스의 단골 호텔을 찾는다. 친구인 감독 믹(하비 카이텔) 역시 <생의 마지막 날>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작가들과 머무는 참이다. 프레드와 믹은 서로 매일의 소변량을 체크하는 것으로 안부 인사를 대신한다. 또 다른 투숙객인 지미(폴 다노)는 영화배우인데 이전 캐릭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고민한다. 이외에도 거동이 불편해진 전직 축구선수, 공중부양을 꿈꾸는 수도승, 대화를 한마디도 하지 않는 부부 등이 머문다. 어느 날 영국 여왕이 프레드에게 특사를 보내 필립 왕자의 생일을 기념한 자리에서 그의 일생일대의 역작, <심플 송>을 지휘해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프레드는 이 제안을 거절한다. 그의 관심을 끄는 것은 오히려 신문에 실린 미스 유니버스 당선 기사다.

매체에서 나이 듦을 다루는 방식은 양극화된 것처럼 보인다. 한편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아직 우리에게 남은 날이 있음을 희망하며 긍정하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는 늙어감에 대해 한탄한다. <유스>는 언뜻 두 노년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휴먼 드라마의 전형적인 인물 구도를 차용하고 있지만, 인물을 오직 나이 듦을 증명하는 소재로만 밀어대는 영화는 아니다. 주인공의 직업으로 설정된 감독과 지휘자는 여러 사람을 조율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속성을 지닌다. 두 노신사는 여전히 보는 자의 자리에서 호텔에 기거하는 이들의 양태를 관찰한다. 전작 <그레이트 뷰티>(2013)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인물들을 다루지만, 때때로 혼란스럽고 수다스럽던 전작에 비하면 많이 정돈된 편이다. 그럼에도 젊음이라는 단순한 제목 속에 나이 듦과 예술, 아름다움 등을 녹여낸 것은 여전하다. 감독은 <일 디보>(2008)와 <그레이트 뷰티> 등 주요 작품을 함께한 촬영감독 루카 비가지와 함께 극단적으로 평면적인 구도 속에 보이지 않는 이면의 존재를 선명히 드러낸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본인 역할로 특별출연했다. 2015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이며, 2015 유럽영화상 감독상과 작품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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