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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무지한 사람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 <빅 쇼트>
이주현 2016-01-20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빅 쇼트>는 마크 트웨인의 이 명언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뭔가를 확실히 안다고 착각’했던 사람들은 미국의 부동산 시장과 금융 시장이 언제까지고 견고하리라 믿었던 사람들이다.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다. 2007년에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핵심 원인이었다. 영화는 이러한 위기를 예견한 4명의 금융인이 월스트리트를 상대로 거액의 자금을 챙긴 사연을 전한다. 사회성이라곤 없는 캐피털 회사 대표 마이클 버리(크리스천 베일)는 세계 금융시장의 붕괴를 가장 먼저 예측한 인물로, 골드만삭스를 찾아가 “미국 부동산 시장 폭락에 돈을 걸겠다”고 말해 사람들의 비웃음을 산다. 도이치뱅크의 트레이더이자 영화의 내레이션을 맡은 자레드 베넷(라이언 고슬링)은 대형 투자은행들이 안전자산이라 홍보한 CDO(부채담보부증권)의 부실을 파악하고 내부 정보를 소수의 투자자들에게 흘린다. 냉소와 불신으로 가득 찬 펀드매니저 마크 바움(스티브 카렐)과 그의 팀은 자레드에게서 제공받은 정보로 대형 은행과 반대되는 투자를 감행한다. 한편 은퇴 뒤 은둔생활 중인 전직 트레이더 벤 리커트(브래드 피트)는 눈밝고 대담한 젊은 펀드매니저 찰리(존 마가로)와 제이미(핀 위트록)를 돕는다. 영화의 제목 ‘빅 쇼트’는 가격이 하락하는 쪽에 베팅하는 것을 의미하는 주식용어다.

<앵커맨>(2004) 시리즈 등을 연출하고 TV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메인 작가였던 애덤 매케이 감독은 어려운 내용을 ‘재밌게’ 전달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우선 유명인들의 카메오 출연. 마고 로비, 셀레나 고메즈, 유명 셰프 앤서니 부르댕, 경제학자 리처드 탈러가 경제용어 설명과 해설을 돕는다. 빠른 템포의 감각적 편집은 영화의 무거움을 덜어주며, “월가는 어려운 말을 써서 우월감을 드러내지”,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똥”과 같은 대사는 신랄함을 더한다. 무엇보다 크리스천 베일, 스티브 카렐의 폭발적인 연기가 경제에 무지한 사람들도 진득하게 엉덩이 붙이고 영화를 즐기게 만든다. <머니볼> <라이어스 포커>를 쓴 마이클 루이스의 동명 논픽션(국내엔 <빅숏>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다)이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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