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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지키러 우리가 뉴욕에 왔다! <빅>
김보연 2016-07-27

<빅>

춤도 잘 추고 인간의 말까지 할 수 있는 특별한 북극곰 ‘빅’(엄상현)은 동정심 때문에 사냥도 제대로 못하는 착한 곰이다. 그런데 최근 빅에게 큰 고민이 생긴다. ‘그린 건설’의 사장이 북극의 자연을 파괴하는 대규모 주택 단지를 세우려 하기 때문이다. 이 음모를 우연히 알아낸 빅은 북극을 지키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다. 그린 건설의 본사가 있는 뉴욕으로 건너가 이 음모를 직접 저지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단계로 건설사를 홍보하는 광고 모델에 지원한다. 과연 빅은 북극의 환경을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뉴욕에서 무사히 생활할 수 있을까?

도시 한복판에서 종횡무진 대활약을 펼치는 북극곰의 이야기 <>은 자연 보호를 주제로 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영화다. 이 영화로 장편 데뷔를 마친 트레버 월 감독은 어린 관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주제와 선악 대립구도를 선보인다. 그리고 주인공과 악당 캐릭터의 성격 역시 알기 쉽게 직관적으로 묘사한다. 자연을 파괴하는 악당은 시종일관 이기적이고 돈만 밝히는 비열한 인물로 그려지며, 자연을 지키려는 주인공과 친구들은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한없이 따뜻한 인물로 그려진다. 이러한 이분법적 인물 묘사는, 아쉽게도 원래 단순했던 이야기를 더 평면적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너무 성긴 이야기 전개에 있다. 그중 특히 도드라지는 건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빅의 춤을 등장시켜 문제를 지나치게 간단히 해결해버린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빅은 관광객의 마음을 살 때도, 자신을 싫어하는 건설사 사장 앞에서도, 방송에 출연해 긴장했을 때도, 뉴욕 시민들을 한곳에 모을 때도 계속 춤을 춘다. ‘춤추는 북극곰’이라는 설정은 처음에는 신선할 수 있지만 이를 단조롭게 반복할수록 지루함은 더욱 커진다. 논리적이고 개연성 있는 전개는 생략한 채 빠른 템포의 춤과 음악으로 상황을 대충 수습해버리기 때문이다. 극중 조연들이 똥과 방귀로 게으르게 웃음을 만들어내는 건 그래도 참을 수 있지만, 이처럼 엉성하고 거친 이야기 전개는 관객으로 하여금 <>에 큰 재미를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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