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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가장 아름답고 화려했던 순간 <슈퍼소닉>
김성훈 2016-11-23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오아시스의 새 앨범 차트 1위, 둘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오아시스의 작곡가이자 리드 기타리스트인 노엘 갤러거는 “당연히 맨시티의 우승”을 꼽았다(그와 그의 동생 리암 갤러거는 맨시티의 열혈 팬이다). 그 말을 하고 한참 뒤에 오아시스가 해체됐다. 2011/12 시즌에서 맨시티가 48년 만에 우승하자 팬들은 오아시스의 재결합을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팬들의 바람은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슈퍼소닉>은 1990년대 영국 최고의 록밴드 중 하나였던 오아시스가 결성돼 25만명이 몰려든 1996년 영국 넵워스 무대에 오르기까지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린 다큐멘터리다(‘슈퍼소닉’은 오아시스의 데뷔 싱글 앨범 이름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오아시스 백과사전이다. 오아시스 원년 멤버는 노엘 갤러거, 그의 동생이자 보컬인 리암 갤러거, 기타리스트 폴 본헤드아서, 베이스 폴 귁시 맥기건, 드러머 토니 매캐롤로 구성됐다. 비틀스의 명곡 <Rain>에서 따온 밴드 레인으로 시작했다가 폴이 리암 갤러거를 영입해 보컬을 교체하고, 동생 리암이 밴드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노엘이 합류하면서 오아시스가 탄생됐다. 영화는 멤버들의 입을 빌려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들은 <Wonderwall> <Don’ t Look Back in Anger> 같은 히트곡만큼이나 온갖 기행, 구설수로도 유명한 악동들이다. 오아시스의 합주실, 투어 버스 안, 무대 뒤, 집 등 다양한 곳에서 이들을 담아낸 영상들은 각 멤버들의 속내까지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공연 도중에 리암이 화가 나 노엘에게 탬버린을 던지고, 노엘이 토니의 드럼 실력이 자신의 곡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판단해 그를 밴드에서 쫓아낸 일화들은 흥미진진하다. 노엘과 리암 두 형제의 크고 작은 다툼은 영상으로 확인하니 형제 갈등이 오아시스 해체의 도화선이 됐을 거라는 의견에 설득되고야 만다. 영화는 이들이 갈라서는 과정을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25만명의 팬들로 가득 찬 영국 넵워스 공연을 다큐멘터리의 시작과 끝에 배치하고 있다. 오아시스의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순간을 보여주려는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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