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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해냈어!” <패트와 매트: 뚝딱뚝딱 대소동>
장영엽 2017-03-15

패트와 매트. 체코의 체스 용어(패트는 스테일메이트, 매트는 체크메이트를 뜻한다)를 뜻하는 두 캐릭터는 체코에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TV스톱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사람 좋은 얼굴에 뛰어난 패션 센스를 갖춘 두 주인공이 일상에서 어떤 문제점을 발견하고, 손재주를 살려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 이 시리즈의 골자다. 그런데 그 방식이 너무 창의적이고 대담해서 예기치 못한 상태의 결말로 접어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패트와 매트는 화장실에 선반을 놓고자 한다. 마음에 드는 장소는 이미 세면대가 놓인 화장실 입구. 보통 사람이라면 선반의 다른 위치를 고민하겠지만 패트와 매트는 굳이 세면대를 떼어내고 그 자리에 선반을 놓은 다음 수도관을 정비하고 세면대를 놓을 새로운 장소를 고민한다. 문제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 전체를 뒤흔들어놓고 처음의 짐작과는 저 멀리 떨어진 결말(때때로 공간이 폐허가 되기도 한다)에 이르러 “"우리가 해냈어!”라고 외치는 건 <패트와 매트>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다.

<패트와 매트: 뚝딱뚝딱 대소동>은 지난 2016년 제작된 <패트와 매트> 시리즈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에서 패트와 매트는 화장실을 고치고, 종이접시를 만들고, 청소기를 돌리며 망가진 게임판을 고친다. 러닝타임 내내 집 안팎을 오가며 쉴 새 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이들의 움직임만 보고 있어도 1시간20여분이 지루하지 않다. 제작진이 창조해낸 놀라운 프로덕션 디자인과 그 옛날 무성영화 시절의 팬터마임 연기를 연상케 하는(이 애니메이션에는 대사가 없다) 캐릭터의 표현력이 인상적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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