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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블랙리스트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책임 있는 결단 필요
김동현 2017-04-21

4월 19일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렸다.

5월 조기 대선에 따라 정치권이 본격 레이스에 나섰다.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박근혜 정권의 붕괴에 일조함에 따라 영화를 비롯한 문화예술 지원에 대해 후보들은 입을 모아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씨네21> 1095호, 1096호 연속특집 참조)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권 교체가 관련 사태에 대한 ‘장밋’빛 내일을 보장하진 않는다. 책임 있는 사퇴와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관련 기관은 2017년 각종 사업을 발표하고 있다. 블랙리스트에 무능력했던 관성이 가져온 몰염치, 문화예술행정 적폐의 극단이다.

이러한 까닭에 광장의 직접 행동이 142일 만에 막을 내린 이후에도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블랙리스트 법률대응모임’(이하 법률대응모임)은 지난 2월 9일 문화예술인 461명을 통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 집단소송 청구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고발’ 소송을 제기하였다. 국가와 특정 개인에게 예술검열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로, 대한민국과 박근혜, 김기춘, 조윤선을 비롯하여 영화진흥위원회 등의 기관이 피고에 포함되어 있다. 1차 손해배상청구소송 이후 특검 공소장이 공개됨에 따라 추가 피해 사례를 수집하여 2차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와 더불어 법률대응모임은 4월 19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블랙리스트의 위헌성을 묻는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블랙리스트가 국가에 의해 수집 관리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고, 공적지원사업의 지원배제지시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공권력을 행사하였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청구 내용이다.

영화인들은 ‘블랙리스트 대응 영화인행동(준)’의 활동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블랙리스트에 대한 해결은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다. 영화제, 극장, 작품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고 심지어 여론조작 대필 의혹까지 제기된 영화진흥위원회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등급분류제도를 악용하고 창작자를 고발하는 등 표현의 자유를 위축(<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불안한 외출> 사례)시켰던 영상물등급위원회 또한 적폐의 대상임을 분명히 하자. 이러한 심각한 문제에도 요지부동 침묵하는 기관을 예술인들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지원배제 이상으로 예술인과 관객 모두를 기만하는 행위임을 직시해야 한다. 그것이 부당한 압력이었든, 스스로의 자의적인 판단이었든 간에 명명백백한 진상규명부터 시작하라. 다시 말하지만 돌아갈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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