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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 애잔한 짐노페디의 선율을 따라 흐르는 관능적인 일주일!

감독 신지(이타오 이쓰지)의 삶은 정지 상태다. 아내는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고, 그의 영화는 몇년째 답보상태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될 정도로 유명한 감독이었던 그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자신도 인정하지 못할 삼류영화를 제작 중이다. 그런데 주연배우 안리가 상대배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촬영을 거부하면서 제작이 중단될 위기다. 설상가상으로 신지는 안리와 실랑이를 벌이다 그녀를 추행한다.

로망 포르노 리부트 프로젝트(일명 ‘로포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핵심적인 규칙은 10분에 한번 정사 장면이 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은 이 규칙을 ‘10분에 한번씩 다른 여자와의 정사’로 실현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섹스 신을 나열하면 이렇다. 이웃집 여자를 보면서 하는 시각적 상호 자위형 섹스, 오랜 친구이자 동료와의 익숙한 섹스, 제자와의 섹스, 영화를 퇴짜놓은 배우와 야외에서 벌인 섹스, 전 부인과 친구의 변태적 섹스,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 앞에서 내연관계인 간호사에 대한 강간 등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는 섹스의 연속을 지극히 일상적인 어투로 그려냈으니 유키사다 이사오가 능력 있는 감독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그려냈다는 점은 불편함을 유발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영화 내내 해소되지 못한 신지의 욕망을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아내를 답보 상태에 빠진 신지의 상황을 표현하는 하나의 메타포로 이용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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