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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김광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추적하는 것

1996년 1월 6일 새벽, 가수 김광석이 자택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된다. 유일한 목격자였던 고인의 아내 서해순씨의 진술에 따라 김광석의 죽음은 자살로 확정된 채 보도된다. 그러나 타살 의혹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타살 가능성이 의혹으로 그치고 만 것은 김광석 신화 만들기라는 암묵적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그의 죽음을 파헤치는 일은 곧 그의 사생활을 헤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고인을 위한 길일까. 이상호 감독은 사건 당시에도 진실을 파헤치는 편을 택했다. 그러나 자신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고인의 빈소에 취재차 방문한 이상호 기자에게 원망의 시선을 보냈던 이들이 이제는 그를 반갑게 맞는다.

감독의 말대로 ‘음악영화’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으나 큰 줄기는 김광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추적하는 것이다. 감독은 심증의 근거를 엮어 제시한다. 김광석의 생전의 모습이 담긴 아카이브 영상에서 관객을 향해 농담처럼 던진 말들, 당시의 고민과 사건이 담긴 고인의 일기장, 전문가들의 진술 등이다.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은 서해순씨의 과거 인터뷰 영상이다. 사건 당시의 모호한 발언과 7년 뒤 달라진 그녀의 태도에 주목한다. 서해순씨가 저작권을 놓고 시아버지와 갈등을 빚었던 사실을 공개하며 그녀의 진술이 얼마나 믿기 어려운 것인지도 강변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사건의 진실을 충실히 파헤치기 위한 다큐멘터리인 것만은 아니다. 저널리스트의 진실 추구 욕망과 동시 작동하는 감독의 인간적 진실성을 증명하려는 욕망은, 이 다큐멘터리의 개성이자 이야기의 초점을 모호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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