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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푸 파이터스,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지

서머소닉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한국에서도 많은 음악 팬이 해마다 방문하는 페스티벌이니 굳이 자랑할 의도는 없다. 이틀 동안 대략 10개 조금 넘는 무대를 본 것 같은데, 최고는 역시 푸 파이터스였다. 뭐랄까. 그들은 그야말로 순도 100%의 라이브 밴드였다. (사운드를 통해 추측해보건대) 흔히들 사용하는 반주 테이프도 쓰지 않는 것처럼 들렸다. 인간의 육체를 경유한 격정적인 연주를 통해 푸 파이터스는 관객을 뒤흔들고 이내 찢어버렸다. 거대한 공룡. 우리 시대의 레드 제플린. 그러나 가장 많은 관객이 모인 무대는 푸 파이터스의 것이 아니었다. 바로 EDM계의 최고 갑부이자 히트곡 제조기 캘빈 해리스였다. 그 무대를 보면서 “정말 끝내준다”는 감탄을 계속 내뱉었다. 때로는 격렬한 비트로 관객을 움직이고, 때로는 팝적인 멜로디로 호응을 이끌어내는 모습은 과연 베테랑의 그것다웠다. 게다가 히트곡도 좀 많나. 이 아저씨, 영국 차트 톱10곡만 무려 21개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무대가 먼 탓이기도 했지만, 캘빈 해리스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실수는 없는지, 혹시 USB로 사기치고 있는 건 아닌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는 거다. 그래서 결심했다. 현재 이 코너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EDM계의 유시민’ 이대화 평론가에게 과외(?)를 받기로. 최근 캘빈 해리스는 신보 <Funk Wav Bounces Vol.1>을 발표하고 차트를 공략 중이다. 푸 파이터스 역시 새 앨범 《Concrete and Gold》발매를 앞두고 있다. 아무래도 푸 파이터스쪽에 더 마음이 가는 건, 록 키드로 성장한 나의 토양이자 한계일 것이다. 이 한계를 이대화 평론가가 부수어줄 것이라 믿는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