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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뿐> ‘영화 같다’라는 표현 말고는 달리 찾을 수 없는 실화
이화정 2018-02-07

1940년대, 아프리카의 작은 왕국 베추아날란드. 아프리카에서도 최대 빈곤국인 이곳은 영국보호법령 아래서 숨죽여 살아간다. 영국 노동당과 보수당의 정권교체가 가져오는 변화와 별개로 베추아날란드인을 위한 정책은 전무했다. 영국 정부의 눈에 그들은 천연광물을 매립하고 있는, ‘착취’의 대상으로 간주될 뿐이었다. 인종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던 시절,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이 막 시행되려는 공포의 시절이기도 했다. <오직 사랑뿐>은 1966년 독립 민주주의 국가 보츠와나 공화국을 설립한 투쟁의 스토리다. 그리고 이 모든 거대한 성취의 출발점에는 베추아날란드 왕국의 후계자인 흑인 남성 세레체(데이비드 오예로워)와 평범한 세일즈맨의 딸인 백인 여성 루스(로저먼드 파이크)의 러브 스토리, ‘영화 같다’라는 표현 말고는 달리 찾을 수 없는 실화가 바탕하고 있었다.

첫눈에 만나 사랑에 빠졌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이 왕자였다는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시작하지만, 동화 같은 결론은 없다. 영화는 바로 이 지점에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질적인’ 사랑의 대가는 혹독했다. 왕자에게는 왕위 박탈의 엄벌이, 루스에게는 ‘창녀’라는 언어폭력과 적대적 시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온갖 역경에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킨 둘의 사랑은 차별과 착취의 시대의 종식을 앞당기는 거대한 흐름으로 형성된다. 에마 아산테 감독이 이 믿기지 않는 실화에서 찾아낸 것은 결국 사랑이 가진 불변의 파워다. 영화는 그 힘의 존재를 철저히 믿고, 묵직하게 따라가는 시선을 취함으로써 강한 울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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