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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타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두상
장영엽 2018-11-28

두상(최준영)은 교통사고 이후 안면 인식 장애가 생겨 다른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에게는 잊지 못하는 첫사랑이 있다. 학창 시절 비 내리던 어느 날 우산을 씌워줬던 그녀, 샘이다. 두상은 샘을 찾겠다는 일념하에 서울로 올라와 친구 집에 머문다. 첫사랑이 다닌다고 짐작되는 대학교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세명의 여자(류아벨)를 만난다. 친구의 집에서 방 한칸을 빌려 함께 사는 세입자, 동네에서의 뺑소니 사고로 우연히 알게 된 일본 여성, 그리고 첫사랑 그녀, 샘이다. 타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두상에게 이들은 모두 같은 모습으로 인식된다. 그런 그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 소소하면서도 유쾌한 필치로 그려진다.

<>은 프랑스 미술가 마르셀 뒤샹의 <>(1917)에 오마주를 바치는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주인공의 이름부터가 ‘두상’이다). 미술관에 변기를 전시함으로써 변기와 분수, 기성품과 예술작품을 구분하는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던 뒤샹의 아이디어는 이 영화에서 사랑의 의미를 묻는 질문으로 변환된다. 상대방의 외적 특징을 구분지을 수 없을 때, 사랑은 어떻게 감지될 수 있을까? 두상의 안면 인식 장애로 인한 황당하고도 코믹한 상황이 웃음을 유발하는 한편 1인3역을 연기한 류아벨의 다채로운 매력이 돋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대상화한 몇몇 장면은 불편함을 유발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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